보잉 추락사고 소송전에, WTO 분쟁서도 최종 패소
시애틀지역에 둥지를 틀고 있는 보잉이 악재가 겹치면서 날개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5개월 사이 `탑승객 전원 사망` 추락사고를 두번이나 낸 보잉은 이 사고로 인한 소송전에 이미 휘말린데다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도 패배했다.
지난 27일 시카고 일리노이 북부연방법원에 보잉을 상대로 에티오피아항공 추락사고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지난 10일 보잉 737맥스8 기종 에티오피아 항공기가 이륙 6분 만에 추락해 탑승객 157명이 한꺼번에 사망한 이후 유족이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에 제기한 첫 소송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을 제기한 사람은 당시 숨진 잭슨 무소니 씨의 어린 세 자녀다.
이들은 "맥스8 기종의 자동항법시스템에 결함이 있을 뿐 아니라, 보잉사가 비행센서 오류를 항공사와 조종사 등에게 제대로 경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행기가 통제 불능 상태로 추락했다"면서 사망한 무소니 씨를 대신해 소송을 제기했다.
르완다 주요 일간지 `더뉴타임스`에 따르면 무소니 씨는 르완다 국적으로 유엔난민기구 직원이다. 로이터통신은 무소니 씨 자녀들이 네덜란드 국적자이지만 배상액 규모가 더 큰 나라 법원에 소송을 낼 수 있어 미국을 택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청구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미 보잉은 법적 분쟁 여러 건에 휩싸였다. 5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의 맥스8 기종이 `탑승객 189명 전원 사망` 사고를 낸 후 보잉을 상대로 소송이 줄줄이 제기돼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여기에다 보잉은 에어버스와 15년간 무역 관련 다툼 끝에 패배했다.
무역분쟁 최종심을 맡은 WTO 항소기구는 28일 "미국은 2012년 당시 보잉에 대한 불법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라고 한 판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EU와 에어버스 편을 들어줬다.
2004년부터 시작된 보잉과 에어버스 간 보조금 갈등은 미국과 EU가 서로 제소에 나서면서 WTO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복잡한 분쟁으로 꼽힌다.
반면 에어버스는 상승세를 탔다. 28일 찐반꾸엣 베트남 뱀부항공 사장은 "에어버스 A321네오(NEO) 비행기 50대를 구매하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항공 사고 이후 가장 먼저 `보잉 737맥스 기종 운항 전격 중단`을 결정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26일 프랑스를 찾아 에어버스에서 350억달러에 상당하는 비행기 300대를 사들이기로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