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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3 10:33
졸업식도, 프로포즈도…코로나 시대 새 일상이 된 가상공간
워싱턴포스트, '동물의 숲' 열풍 보도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떠오르는 비디오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코로나19 시대에서 새로운 일상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이날 '동물의 숲'(영문명 Animal Crossing)을 집중 조명한 기사를 통해 가상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소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택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젊은층이 이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도 함께 분석했다.
WP는 미국 뉴저지주 출신의 샤민 아샤(28)의 사연을 소개했다. 아샤는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오는 12일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했다고 한다.
두 커플은 안타까움을 달래기 위해 친구의 추천을 받은 '동물의 숲'을 함께 즐기기로 했다. '동물의 숲'은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가 출시한 비디오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현실과 동일한 시간이 흐르는 세계에서 마음 가는 대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집을 꾸미거나 새로운 의상을 제작하거나 낚시·채집 등 활동을 할 수 있다.
어느 날 아샤는 '동물에 숲'에 접속했다가 감동적인 일을 겪었다. 남자친구의 캐릭터를 따라 간 길에 꽃이 놓여 있고, 해변에는 근사한 결혼식장이 차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가 준비한 깜짝 이벤트였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코로나19로 연기됐지만, 적어도 가상 공간에선 성대하게 열렸다. 각자의 캐릭터로 접속한 친구들도 두 사람의 결혼식을 축하했다.
WP는 "두 사람의 사연은 요즘 시대에 드문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동물의 숲'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사례가 많다"며 "일부 이용자는 게임상의 맞춤 제작 옵션으로 힌국과 베트남의 전통 결혼 의상을 디자인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텍사스대 졸업을 앞둔 한 이용자는 트위터에 "'동물의 숲'은 현재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평범한 삶과 가장 유사하다"며 가상공간에서 졸업장을 받는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동물의 숲'은 코로나19로 국경이 폐쇄되고, 외출이 금지되고, 모임·행사를 할 수 없는 현시점에서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 공간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문화적 현상'이 되고 있다고 WP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