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미국서 중ㆍ고교 졸업 원해”
중국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주중 미국대사로 임명돼 임기를 절반 가량 채운 지난해 11월 돌연 사임을 발표한 게리 락(64ㆍ사진) 대사가 3월1일 시애틀로
돌아온다.
락 대사는 27일(현지시간) 주중 중국대사관에서 이임 기자회견을 갖고 주중대사로서의 공식 활동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우리는 최근 중국 내에서 운동가와 언론인에 대한 구금ㆍ체포가
증가하는 상황을 매우 우려한다”고 밝혀 ‘중국의 인권 문제’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등 소신을 지켰다.
워싱턴주지사
출신으로 연방 상무장관을 지낸 락 대사는 2011년 8월
대사에 부임한 이후 중국 인권문제 개선 등에 힘쓰면서 중국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2012년 5월에는 중국 산둥성 자택에 연금돼 있던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을 대사관을 데려와 보호하기도 했고, 그 해 10월에는 외국 대사로서는 이례적으로 티베트 사찰을 방문해 중국의 티베트
인권 탄압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락 대사가 임기를 절반 정도 남겨둔 지난해 11얼 사임을 전격 발표한 것도 중국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 등이 원인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락 대사는 표면적으로 가족과 함께 있기 위해 대사직을
그만 둔다고 밝혔었다.
그는 중국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녀들이
미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기를 원하고 있고, 나도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어 대사직을 그만 두기로 이미
1년 전에 결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인용됐다.
시애틀에서
태어난 락 대사는 중국계 미국인 가운데 가장 성공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예일대학을 거쳐 보스턴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1982년 워싱턴주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킹 카운티 수석행정관을 거쳐 1996년 아시아계 최초로 주지사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했다.
2005년
주지사 3선에 도전하지 않고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했고, 주
재무장관으로 출마한 손창묵 박사의 선거를 돕기도 했으며 2009년 오바마 행정부 출범과 함께 상무장관에
기용된 뒤 2011년 8월 주중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락 대사는
1994년 NBC-TV 기자 출신인 모나 리와 결혼해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장인은
중국 국부로 추앙 받는 쑨원(孫文)의 손자다. 락의
아버지는 광둥(廣東), 어머니는 홍콩, 장인은
상하이(上海), 장모는 허베이(河北) 출신이다. 부인
모나는 이미 지난해 여름 유방암 환우단체인 수잔 코멘 재단의 퓨짓 사운드 지부 회장대리를 맡아 시애틀로 돌아왔다.
락
대사는 시애틀로 돌아와 일단 가족과 합류한 후 올 봄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에서 간과 관련된 치료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지난해 대사직 사임을 돌연 발표하자 항간에서는 ‘혼외 정사설,’ ‘차기
대선 출마설’ ‘베이징의 극심한 대기오염 기피 설’ 등 다양한
억측이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