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qualmie mountain서
고산 등정을 위한 설상 운행 훈련
일시 : 2월22일
위치 : Snoqualmie Pass at North cascade range
높이 : 6280 ft
가득 고도 : 3200 ft
거리 ; 왕복 4.5 마일
아주 맑은 날은 아니지만 구름도 끼고 가끔은 눈도 뿌려 주는 게 산행 하기에는 오히려 좋은 날씨다. 바람도 잔잔한 게 오히려 화창한 날보다 땀을 아낄 수 있다.
오전 8시 40분경 스노콜미 스키장 북서쪽 편에 위치한 Alpental pental 파키장에 도착했다. 트레일은 스노우 레이크 들머리에서 15미터 정도 아래 쪽에서 시작한다.
토요일 인데도 날씨가 별로라서 그런지 아니면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파킹장이 붐비지는 않는다. 온 산이 눈이 덮여 있어서 눈신을 사용해야 할 것 같은데, 대장님은 훈련을 염두에 두셨는지 크램폰을 사용하라 하신다.
스노콜미 산은 이 부근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이며 트레일이 관리가 안된 상태인데다 눈이 덮여 있어서 이전 산행 경험과 GPS를 사용해서 올라야 한다.
선등자는 물론 발자취도 전혀 없는 하얀 눈 위를 발자욱을 찍으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어느 루트를 선택해야 할지 대원들간에 약간의 이견이 생기지만 결국 띠그레 대장의 의견을 따른다.
무너질 위험성이 있는 스노우 브릿지를 조심스럽게 넘기도 하고, 경사가 심해질수록 선두를 이끄는 대원이 지치기 전에 교체를 하면서 진행한다.
일종의 럿셀링을 하는 것인데 눈이 워낙 깊게 빠지니 선두가 한발 한발 진행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아주 경사가 심한 구간은 불과 30보 만에 선두 교체를 해야 했다. 선두에 서서 불과 10발자욱만 걸어도 온몸에 진땀이 난다.
2시간여 오르니 간간히 구름 사이로 스노콜미 패스의 절경이 눈에 들어온다. 스키어들과 파킹장의 차량들 그리고 Guye Peak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양 눈앞에 나타난다.
이 높은 곳에도 산스키 자국이 보인다. 마치 어느 용감하고 모험을 즐기는 스키어가 우리가 올줄 예상하고 마크를 해놓은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사가 가파르고 숨은 차오르지만 점점 눈이 확 트이는 경치는 마치 우리를 위로 하는 듯 미소를 보낸다. 한주 간 사느라 수고했으니 이 시간 만큼은 온전히 즐기라고...
사간이 어느덧 흘러 결국 정상에 오르기 전에 점심을 하기로 했다. 춥긴 하지만 구름사이로 간간히 보여주는 경치를 감상하면서 가져온 음식들을 따듯한 정과 함께 나눈다.
다시 눈과 투쟁을 해가면서 정상을 향해 오름을 시작한다. 오른쪽으로 절벽에 쌓인 눈이 사뭇 위험하게 선을 그리고 있다. 아마 눈이 녹는 여름에는 꽤나 가파를 것 같다. 오후 1시가 조금 지나서야 정상에 도착한다. 4시간이 넘게 걸렸다.
불과 2.3 마일도 채 안되는 거리를 4시간이나 걸리다니 역시 아무도 가지 않은 설상 운행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인내가 필요하다.
고진감래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그나마 간간이 보여주는 정상에서의 풍경이 그간의 땀에 대한 보상을 톡톡히 해준다.
아직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 남은 음식을 나누고 , 마시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
1시 40분경 하산을 시작한다. 설상 운행은 오를 때와 내려갈 때 천지 차이로 다르다. 눈이 있어서 넘어지면 미끄럼도 타고, 뛰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아픈 느낌보다는 괜히 웃음이 나온다.
기온이 32도 정도, 약간 눈이 젖은 상태라 잘 미끄러지지는 않지만 경사가 급한 곳에 이르면 일부러 슬라이딩을 하면서 미끄럼을 탄다.
유년기로 돌아간 느낌이다.
1시간쯤 내려와서 띠그레 대장이 일행을 멈춰 세운다.
경사가 꽤 심해 보이고 탁 트인 지점, 가이픽이 정면으로 보이는 지점에서 Plunge Step에 대해서 설명하고 연습을 시킨다. 말 그대로 경사가 심한 설사면에서 최대한 발을 빨리 움직여 눈에 깊이 빠지지 않게 하면서 신속히 내려가는 보법이다. 왠지 재미 있다. 마치 중국 무협 영화의 어느 도사가 호수를 사뿐하게 빠지지 않고 물 위를 걸어 가듯이?
Plunge Step 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처음부터 다 잘한다. 하긴 이상할 것도 없다. 그저 신나게 양발을 빨리 움직이면 되니까.
어느덧 먼 발치 아래에 주차장이 보이기 시작하고 차량 소음도 들린다. 아침에 출발할 때는 하얗게 덮여 있던 주차장이 다 녹아서 물이 흥건해 있다.
하산시 걸린 시간 2시간10분이다. 올라갈때의 절반 시간이다.
눈 위를 걸어서 그런지 발바닥이 심하게 아프진 않다.
참여 대원 : 띠그레 대장, 오르리 고문, 탱이, 산친구, 마태오, 칠갑산 외 3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