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8호 홈런 때리며 시애틀 대역전 드라마 주도
타율 3할대로 실질적 1위, 장타율도 1위로 올라서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34)가 명실공히 팀의 최고 타자로 부상했다.
이대호는 2일 저녁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 구장에서 열린 샌디에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점 홈런포를 포함해 3타수 3안타 4타점을 터뜨렸다. 이대호는
타율을 0.275에서 0.301로 끌어 올리며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3할대를 돌파했다.
매리너스에서 3할대의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2일 현재
이대호가 사실상 유일하다. 숏스탑인 크리스 타일러가 0.333의
타율로 가장 높지만 그는 고작 2경기에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해 타석수 부족으로 공식 타율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대호는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상대 투수가 좌완일 때 선발출장하거나 가끔 대타로 나와 출전 경기수가 부족하다는 팬들의 불만을 사고 있지만
지금까지 35경기에 출전, 83타석 25안타를 뽑아내 0.301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공식기록이 아닌 타일러를 제외하고 3할대 타자는 이대호가 유일하다.
이대호에 이어 메이저리그 스타 플레이어인 넬슨 크루즈가 0.298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대호는 홈런8개, 20타점에다 0.341의 출루율, 0.590의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장타율에서 역시 메이저리그
슈퍼스타인 로빈슨 카노(0.586)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좋은 조건을 물리치고 새로운 도전 정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대호에게 2일은 그야말로 ‘최고의 날’이었다. 이대호는
이날 상대팀 선발투수가 우완인 탓에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팀이 12대 4로 뒤지고 있던 6회
초 원아웃, 2~3루 상황에서 좌완 투수 브래드 핸드가 나오자 애덤 린드의 대타로 나섰다. 이대호는 2볼-2스트라이크로
맞서다가 5구째 시속 132㎞의 커브볼을 받아 쳐 왼쪽 담장을
넘어 2층 관람석으로 떨어지는 초대형 홈런을 날렸다.
이 3점포는 3경기만에 올린 시즌 8호였고, 이대호는
매리너스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데뷔 첫 시즌에 대타로 출전해 홈런 2개를기록한
선수가 됐다.
이대호는 팀이 12대 9로 따라붙은 7회초 투아웃 1-3루 기회에서 우완 구원투수 브랜던 마우러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깨끗한 우전 적시타로 점수차를 1점으로 좁히면서 대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대호는 이어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번째 타석에 들어서 좌전 안타를 추가했다.
시애틀은 이대호 홈런포 등을 발판으로 추격에 나서 7회에만 무려 9점을 뽑아내며 16대13의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역대 최고의 역전드라마를 쓴 매리너스는 이날 경기 이후 구단이 팬 투표로 선정하는 경기 수훈 선수로 이대호를 뽑았다. 이대호는 올 시즌 6번째로 수훈 선수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