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와 관련해 9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위협이 매우 현실화했다”고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제 코로나19가 100개 나라에서 10만건을 넘어섰다. 많은 사람과 국가가 그렇게 빨리 피해를 봤다는 것은 분명 괴로운 일”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팬데믹 위협이 매우 현실화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역사상 처음으로 통제될 수 있는 첫 팬데믹이 될 것”이라고 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우리가 가진 훌륭한 장점은 정부, 기업, 지역사회, 가족, 개인으로서 우리 모두가 내린 결정이 이 전염병의 궤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며 “결정적이고 조기 대처로 코로나19를 늦추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보고된 8만명의 확진자 가운데 70% 이상이 회복돼 퇴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은 억제(containment)냐 완화(mitigation)냐로 보는 잘못된 이분법에 관한 것이 아니고 둘 모두에 관한 것”이라면서 “모든 국가는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억제하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또 코로나19와 관련해 전 세계 국가를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는 나라,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나라, 집단감염이 있는 나라,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한 나라 등 4가지 범주로 나눠볼 수 있다면서 첫 세 가지 범주에 속하는 국가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찾아서 검진하고 치료하며 격리 및 접촉자를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알렸다. 또 지역사회 전염이 확산한 국가에서는 상황에 따라 휴교나 대규모 집회 취소 등의 조처를 취할 것을 제안했다. 이 같은 조처가 효과가 있다는 점을 싱가포르와 한국 등이 보여줬다고 제시했다.
그는 “중국, 이탈리아, 일본, 한국, 미국과 다른 많은 곳들이 긴급 조치를 활성화했다”며 “한국은 모든 코로나19 사례와 접촉을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늘려 왔다. 이는 망을 확대하고 놓칠 수 있는 사례들을 포착하기 위한 드라이브 스루 체온 검사를 포함한다”고 말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날 코로나19 발병 상황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부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CNN은 WHO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모두 아직 코로나19 발병을 팬데믹이라 부르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많은 전염병 학자들과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세계가 이미 팬데믹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CNN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10만명을 넘기고 3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이 질환이 시작된 중국 외 국가들에서 나온 신규 환자 수가 중국 내 신규 환자의 거의 9배에 달했으며,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코로나19가 퍼진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임박” 세계 곳곳 경고음에도 WHO는 ‘신중’
보편적인 팬데믹의 구체적 요건은 규정돼 있지 않다. CNN은 질환이나 사망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 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사람 간 전염, (이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의 증거 등이 팬데믹의 세 가지 일반적 기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