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각국이 휴교령을 내리고 카페와 식당 등의 영업제한에 들어가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간 반면 정작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은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하는 모습이다.
휴업 상태의 각급 학교는 일부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개학을 했거나 개학 준비를 마쳤다. 운영을 중단했던 중국 내 주요 관광지들도 속속 다시 문을 열고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히 꺾이면서 정부도 공무원들에게 외식을 권하는 등 소비심리 회복에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중국의 이 같은 결정은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종식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16일 하루 동안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1명에 불과했다. 이중 20명은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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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다시 문을 연 중국 구이저우(貴州)성의 한 학교. ( BBC 갈무리) © 뉴스1 |
◇ 세계 교실 문은 닫히고, 중국 교실 문은 열리고 :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중국 관영 CCTV를 인용해 이날 구이저우(貴州)성의 학교가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학생들은 학교에 들어갈 때 체온을 검사받고, 마스크를 상시 착용해야 했지만 대체로 일상으로 돌아온 모습이었다.앞서 지난 9일에는 칭하이(靑海)성에서 일부 고등학교와 직업학교가 개학했다. 다른 지역은 개학 시기를 이달 말로 정했다.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개학은 아직 먼 얘기다. 프랑스, 덴마크, 이집트, 터키, 알제리 등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에 휴교령을 내렸다.유네스코에 따르면 전 세계 85개국의 학교가 코로나19로 전면 휴교해 약 7억7670만명의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
◇ 중국 내 관광지 속속 재개장 : 지난 1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우한(武漢) 방문 이후,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염병 유행은 이미 정점을 지났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발맞춰 중국 전역의 도시들은 공원과 관광명소를 재개장하는 등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우선 상하이에서는 천산식물원과 시립동물원, 스지공원, 궁칭삼림공원 등 시내 대부분의 대형 공공·문화시설들이 지난 13일부터 일제히 운영을 재개했다.
상하이시의 랜드마크인 동방명주의 전망대도 지난 12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상하이박물관과 역사박물관, 중국 미술관 등도 다시 문을 열었다.
◇ 다른 나라는 코로나로 난리인데…중국은 "외식 좀 해!" : 확진자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중국 정부도 지방공무원들에게 "밖에 나가서 돈 좀 쓰라"고 권유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안후이(安徽)성·장시(江西)성·장쑤(江蘇)성의 공무원들은 정부로부터 외식과 쇼핑에 돈을 쓰고 친구와 가족들도 그렇게 하도록 장려할 것을 권고받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논평에서 "공무원들이 소비 진작에 앞장섬으로써 일상으로의 복귀를 자신감 있게 지지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얄미운 중국…"우리 노하우 배워라" :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든 중국은 이때를 놓칠세라 다른 나라들에 훈수를 두고 있다.1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에서 배워야 할 때"라고 일침을 날렸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중국 중앙정부의 단호한 조치를 지방정부 차원에서 잘 실행한 것이 코로나19와의 싸움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었던 한 요인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도 연방정부와 각 주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중국 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의 뤼차오 연구위원도 "한국과 일본 정부는 중국 정부만큼 강하지 않으며, 이들 국민도 중국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의식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일본과 한국은 즉각적으로 코로나19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지난해 말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발병 초기 우한과 중국 중앙정부 당국이 사태를 축소·은폐하려다 전염을 더 확산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건을 은폐한 중국은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애꿎은 세계인들이 바이러스로 신음하는 아이러니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