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토크콘서트 '참사' 넘어‘한국 사회’성찰로 승화
서재정ㆍ문승숙ㆍ이현정 교수 주도한 2주기 추모제에 50여명
지난 2일 워싱턴대학(UW)
커버넌트 하우스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토크콘서트는 세월호를 넘어서 한국사회에 대한
진지한 성찰로 이어졌다는 평을 받았다.
이날 패널리스트였던 서재정ㆍ문승숙ㆍ이현정 교수 등 3명의
학자들은 세월호를 중심으로 한국의 정치ㆍ사회ㆍ교육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짚어냈고, 50여 참석자들도 진지한
토론을 펼치며 ‘시대의 큰 슬픔’인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지난 2014년 4월16일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해 304명의 희생자(사망 295명, 실종 9명)를 낸 이 사고는 한국사회를 양쪽으로 갈라놓은 대표적 사례였다.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SNS)에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을 국가 의사자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한다’는 등 루머가
사실처럼 번지면서 슬픔에 빠져있던 유가족들에게 이중의 아픔을 줬다.
참사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확한 진상규명이 이뤄졌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대표적인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드러냈다는
비판도 따른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학자들은 UW에서 열린 학회 참석차
시애틀을 방문했다가 이번 행사를 주도하게 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과 생활을 하다시피 해온 이현정(서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사회는 유가족들에게 투사가 되도록 만들었고, 그 후 그들을 비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결국은
자식을 잃은 ‘참척의 고통’에 있었던 그 유가족들이 변명하고
해명하게 만들었던 것에 내 자신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하지만 “이 같은 대형 재난 가운데서도 한국사회가
‘진정한 인간’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공유하는 계기가 됐던
것은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본 국제기독교대의 서재정 교수(정치국제관계학)는 세월호 사건이 ▲안전운행의 실패 ▲구조의 실패 ▲사후조치의 실패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은 ▲세월호 불법개조 ▲과적 ▲과도한 방향 전환이지만 이 같은 것이 가능하게 했던 구조적인
원인과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승숙 교수(뉴욕 바사칼리지 대학, 사회학)는 “희생자 304명 가운데 250명 이상을 낸 안산 단원고를 찾아가 교육환경에 대해 나름대로 연구했다”면서 “한국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교육환경에 처해 있었다”고 꼬집었다.
문 교수는 이 같은 한국 교육현실이 배 안에서 기다리라는
선장 등의 통보에 순응하는 형태로 이어졌을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어느 순간에서도 우리는 깨어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애틀 드림교회 김범수 목사가 사회를 맡고 시애틀 한인기타동호회 ‘추향’이 공연한 가운데 이날 행사를 주관했던 송경원씨는 “오늘 행사를 통해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다짐을 재확인했다”면서 “유가족들에게
시애틀에서도 잊지 않고 함께 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