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동부 몰든 한 가족 안타까운 사연 전해져
워싱턴주 동부 조그만 시골에 사는 한 가족이 이번 달 초에 발생한 산불로 주택이 불에 탄 상태에서 가족 7명 모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ㅇ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7일 워싱턴주 동부 스포캔에서 남쪽으로 35마일까지 떨어진 몰든 타운을 휩쓴 산불에 100년 이상 된 고택을 잃은 매튜 그레이엄 부부가족이 비운의 주인공들이다.
그레이엄 부부는 300여명이 사는 이 동네의 80%가 잿더미로 변한 이번 달초 기침증세를 보였으나 산불연기 때문이려니 하고 괘념치 않았다.
하지만 가족이 호텔로 대피한 뒤 온 가족이 독감 비슷한 증세를 일으켜 검진한 결과,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레이엄씨는 거의 온종일 침대에 누워있어야 할 만큼 심한 탈진상태이지만 그의 부인 제시카 역시 양쪽 폐에 폐렴이 도져 고생하고 있다.
다행히 5살부터 12살까지인 자녀들은 신체적 고통을 겪지 않지만 대신 집을 잃은 충격으로 울거나 소리 지르기 일쑤다.
그레이엄은 특히 쌍둥이인 딸(7)이 밤중에 자지 않고 소파와 벽 사이 틈의 마룻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메었다고 말했다.
그는 1.5 에이커의 넓은 대지와 푸른 초장, 체리나무를 포함한 4그루의 거목에 둘러싸인 집을 그리워하며 잠을 못 이루는 딸을 침대에 뉘어 간신히 재우곤 한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부부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생은 심하지만 희망도 많다”고 말했다. 교회에서 만나 결혼한 이들 부부는 신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환난과 핍박과 역병을 겪은 성경 속의 수많은 사람들에 비하면 자기들의 고생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호텔에 2주가량 더 격리돼 있어야하기 때문에 새 집을 구하기 위해 나다닐 수 없는 점이다.
그레이엄 가족은 몰든 마을의 대다수 다른 가구들과 달리 화재보험에 들어 있었다. 현재의 호텔투숙 비용도 보험사가 커버해준다.
더군다나 친지들이 ‘고펀드미’ 모금계정을 통해 1만달러 가까이 모아줬다. 제시카 여인은 기부자들의 대다수가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중의 고통 속에서도 희망의 싹은 늘 자라고 있는 것을 이들 가족은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