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레인 소속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주장 래피노
우승 축하
자리서 “더 사랑하고 덜 증오하라”고 호소
제이 인슬리
“내가 대통령되면 국무장관 제안하겠다”
시애틀
여자 축구 선수가 ‘평등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인공은
시애틀 여자 프로축구팀인 레인 소속으로 미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인 메건 래피노(33ㆍ사진)이다.
래피노는
지난 10이 뉴욕에서 열린 프랑스 여자 월드컵 우승 축하 행사에서 군중들을 향해 “더 사랑하고 덜 증오해야 한다. 더 많이 듣고 말을 아껴야 한다.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고
역설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녀는
“이 팀은 강하고 포기란 모른다. 유머가 넘치고 그냥 멋짐
자체”라면서 미국 국가 대표팀을 소개한 뒤 “분홍 머리, 보라색 머리, 문신한 사람, 레게
머리를 한 사람, 백인도 흑인도, 그 사이 모든 인종도 있다. 이성애자도 동성애자도 있다”고 팀의 다양성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잘 할 수 있다”면서 더 사랑하고, 말을 아끼고, 모두의
책임을 다하는 것을 방법으로 제시했다.
2019
FIFA 여자 월드컵을 통해
래피노는 노련한 축구 선수에서 가장 주목받은 ‘문제적’ 인물로
떠올랐다. 득점왕과 MVP 상을 거머쥔 발군의 실력은 물론 2012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데 이어 성소수자(LGBT) 권리
옹호, 성평등, 동일 임금 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평등’의 아이콘으로까지 성장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동성 파트너는 미국 여자프로농구팀인 시애틀 스톰의 스타인 수 버드이다.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2012년 아우트(OUT)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커밍아웃하며
레즈비언임을 밝혔다. 하지만 그의 관심은 일찍부터 성소수자 권리ㆍ여성의 권리만에 한정되지 않았다. 백인이면서도 인종 문제에도 적극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2016년 미국프로풋볼(NFL)
선수인 콜린 캐퍼닉은 인종차별에 저항의 의미로 국가가 울려퍼지는 동안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당시 래피노 역시 캐퍼닉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경기에 앞서 무릎을 꿇었다. 올해도
미국 국가가 울려퍼질 때 래피노는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고 손도 가슴에 올리지 않았다.
래피노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레즈비언인 나는 국기(성조기)가 우리의 자유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서 “나는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며 이를 둘러싼 의미있는 대화를 촉발시키길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종문제 관련해 “백인들이 유색인종을 지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목소리를 주도할 필요는 없지만, 그들을 지지하는
것은 정말 강력한 무엇인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래피노는 27명의 팀 동료들과 함께 미 축구연맹을 상대로 남성팀과의 동일임금을 주장하는 소송을 지난 3월에 제기했다. 이번 월드컵 우승으로 여자 축구대표팀은 FIFA로부터 400만달러를 받게 된다. 이는 지난해 우승한 프랑스 남자 축구대표팀이 받은 3800만달러의
약 10% 수준이다.
미 여자
축구 대표팀을 환영하는 인파는 ‘유에스에이 이퀄 페이(동일임금)’를 외치며 그를 지지했다.
그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초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하는 강단도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기든 지든
여자 축구대표팀을 백악관에 초대하겠다고 했다.
미국 대통령이 가장 인기 있는 4대 스포츠 우승팀을 매년 백악관에 초청하는 것은 전통. 하지만 래피노는
인종차별과 여성혐오 발언 등을 이유로 “빌어먹을 백악관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선 제이 인슬리 주지사도 래피노를 치하하고 나섰다. 인슬리 주지사는 13일 열린 한 인터뷰에서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래피노에서 국무장관
자리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