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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22 01:23
WHO 사무총장의 짧고 굵은 한마디 '정직'…트럼프 노렸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의미심장한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테워드로스 총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정직"(Honesty)이라는 짧고 굵은 한마디를 올렸다. 누구를 가리키는 말인지 구체적으로 적시하진 않았다. 그러나 이때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이 진행 중이었다는 점에서 최근 테워드로스 총장과 마찰을 빚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코로나19 대응을 자화자찬하면서 사실관계가 잘못된 주장을 펼쳤다.
먼저 그는 미국의 코로나19 치명률이 "다른 나라의 절반 정도"라며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치명률은 사망자 수를 확진자 수를 나눈 뒤 100을 곱한 값이다.
이에 대해 영국 가디언은 미국의 치명률은 5.4%로 이탈리아, 벨기에, 영국 등의 나라보다 낮은 건 맞지만 한국(2.2%)의 2배를 넘고 치명률이 0.1%인 싱가포르 같은 나라도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코로나19 검사를 많이 했다며 다른 모든 나라의 검사 수를 합해도 미국보다 적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사망 현황을 집계하는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수는 약 419만건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검사를 한 나라이긴 하나 2~4위인 러시아, 독일, 이탈리아의 검사 수를 합한 것보다는 적다.
테워드로스 총장이 이렇게 사실관계에 어긋난 자화자찬을 늘어놓은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하는 글을 올린 것은 미국의 WHO 지원금 중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WHO는 매우 중국 중심적"이라며 테워드로스 총장과 충돌했다. 당시 테워드로스 총장은 "더 많은 시신 가방을 원하지 않으면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는 걸 삼가라"고 거칠게 반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