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미술관, 문화재청과 '우호적 반환' 합의…"인판 위에 거북 위엄"
문화재청은 미국 시애틀미술관과의 반환 합의에 따라 미국에 있는 '덕종어보'가 내년 3월에 우리나라로 돌아온다고 16일 밝혔다.
덕종어보는 1471년 성종이 덕종(德宗·1438~1457년)을 '온문의경왕’(溫文懿敬王)으로 추존하고자 존호를 올리면서 제작된 것으로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종묘 영녕전 책보록'에 1924년까지 종묘에 보관돼 있던 기록이 있다.
덕종어보는 이후 토마스 D. 스팀손씨가 지난 1962년 뉴욕에서 구매한 것을 시애틀미술관이 1963년 2월 1일 기증받아 보유해 왔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7월 덕종어보 반환 문제를 우호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입장을 국립문화재연구소를 통해 시애틀미술관에 전달해 직접 협의를 진행했다.
시애틀미술관은 협의 과정에서 덕종어보 뿐만 아니라 어보에 달린 끈으로 2008년에 서울시 매듭장 김은영씨가 제작한 '인수'(印綬)도 함께 기증하겠다는 입장을 알려 왔다.
시애틀미술관은 기증자 유족에게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한편 지난달 12일 미술관 이사회의 승인을 신속하게 받는 등 적극적으로 문화재청에 협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7월 8~11일 실태조사를 통해 덕종어보가 진품인 것을 확인했다.
연구소는 "덕종어보가 위엄 있고 단정한 모습의 거북뉴(龜紐·거북의 형상을 새긴 도장의 손잡이)가 인판 위에 안정감 있게 자리 잡고 있으며 거북의 눈과 코, 입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조선왕실의 위풍당당하고 굳건한 기상이 잘 나타나 있는 조선 전기의 어보"라고 평가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덕종어보의 환수는 문화재청이 외국 소장기관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우호적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모범사례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덕종어보는 내년 3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양 기관의 관계자, 기증자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환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덕종어보 환수가 완료되면 내년 상반기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전시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한미 공조를 통해 지난해 9월 27일 압수된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의 조속한 환수를 위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협의하고 있으며 수사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초 국내로 반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