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인 목사(갈보리장로교회 담임/오레곤-밴쿠버 한인교회연합회 회장 )
‘동해(East Sea)’ 명칭 되찾기 운동(1)
“왜 일본해(Sea of Japan)인가?”
한국은 36년간 일본의 식민지였고 1945년에 해방되었다. 그런데 세계 각국에서 제작되고 있는 지도상에
우리나라 바다 '동해(East Sea)'의 명칭이 유감스럽게도
여전히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정부와 학계는 1990년대부터 이를 시정하기 위해 외교적으로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현재 우리나라는 내부적으로 '동해'의 단독 명칭이 국제사회에서 관철되기까지 잠정적으로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자는
방침을 정하고 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일본해'로 단독 표기되어 있는 바다 명칭을 바꾸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일본과 의견일치를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정부의 입장에 대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이에 대한 그 어떤 토의도 거절하고
있는 상태이다.
한국은 1992년 이래 '동해' 명칭 관철을 위해서 꾸준히UN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각국의 지도 제작자들을 찾아 그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그 동안 '동해'를
단독으로 표기하거나 '일본해'와 병기하도록 하는 시도는 일단
유럽지역의 경우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동해표기'를 주제로 한 연구는 한국이 처음이다.
필자는 2008년 4월에 동북아역사재단이 유럽 각국에 있는 한인학자들을 대상으로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개최한 '독도
및 동해문제 워크숍'에 참석해서 이 주제를 함께 연구했고 이후 유럽과 한국의 우리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와 독도연구저널 등의 학술지에 글을 기고하며 동해와 독도문제의 확산을 위해 노력해왔다.
처음에 한국 학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동해표기' 문제는 점차 일본으로 확산되었고 지금은 국제사회에서 그 위치가 확고히 자리매김되고 있다.
처음에는 고지도(古地圖)에 나타난 동해표기에 대한 관심이 주를 이루었으나 시간이 지나며
동해표기 관심의 범위와 스펙트럼이 상당히 다양해졌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동해' 지명 결정권을 가진 '국제수로기구(IHO)'가
발간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Limits of Oceans and
Seas)' 개정안 출판 문제이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마지막 버전은 1953년에 출간된 것으로 이미 65년이 지난 것이다.
이 개정판 출판이 지연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한일간의 동해표기 논쟁으로서 일본이 지난 한 세기 동안
사용된 버전과 마찬가지로 새 버전에도 계속해서 '일본해' 단독표기를
고집하기 때문이다.
UN과 국제수로기구는 둘 혹은 그 이상의 국가가
하나의 지리 명칭에 합의가 어려울 경우 이중명칭을 허용하되 각기 다른 언어로 표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권고안에 찬성해 'East Sea' 명칭을 삽입하려는 입장이지만 일본정부는 우리정부의 그 어떤
시도도 거절하고 있다.
필자는 뜻 깊은 우리바다 이름 찾기 서명운동에 미력하나마 작은 노력을 함께 기울이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 운동의 확산을 위해서 필자는 앞으로 10여 차례에 걸쳐 지면을 통해 이 문제가 미주 한인사회 전체에 확산될 수 있도록 '동해표기' 문제의 본질이 무엇이며 이 문제의 관철에 어떤 문제가 난관으로 작용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관철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