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컨힐
국제초등 학교 ‘정답 수정’사태 파문 확산
“시험지
보관창고 열쇠는 교장 등 5명이 소지”
시애틀
비컨힐 초등학교 학생들 시험지에서 오답이 정답으로 고쳐진 흔적이 대규모로 발견돼 워싱턴주 최초로 ‘성적
무효’가 선언된 가운데 누가 시험지를 조작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워싱턴주
교육감실과 시애틀 교육구에 따르면 이 학교 3~5학년생 220여명이
지난 4월29일부터 한달 간 필수요건인 2013~2014학년 ‘학생 향상측정시험(MSP)’을 치렀다. 이 시험에서 학생 전원이 읽기와 수학 테스트에서
기준점을 넘어서 모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구는
이들 학생의 비정상적 성적향상에 의문을 품고 지난 8월 주 교육당국에 조사를 의뢰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감사관을 고용해 경위를 파악해왔다.
주
교육감실은 이후 이들 학생의 시험지에서 틀린 답을 지우개로 지우고 정답으로 고쳐 쓴 사례가 대규모로 발견됨에 따라 누군가가 시험이 끝난 뒤 고의로
시험지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해당 학생들의 MSP 성적 자체를 일체 무효화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이 시험지 조작 부정으로 공식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공동 조사를 벌이고 있는 주 교육감실과 시애틀 교육구는 학생들의 성적향상으로 이익을 보게
될 누군가가 시험지가 보관된 곳에 들어가 고의로 오답을 정답으로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학교는 MSP 시험지를 주정부로부터 배정받은 후 한 달 정도 보관했고,
시험이 끝난 후 회수된 시험지를 청소 도구들을 넣어두는 창고에 보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통상적으로
시험이 끝난 뒤 시험지를 보관하고 관리하는 교직원은 학교마다 1~2명으로 제한되지만 이 학교에서는 직원 5명이 시험지가 보관된 창고의 열쇠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교장, 교감, 보조 직원 및 청소부 2명이었다. 교육구는 이들 5명 중 최소한 1명
이상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청소부들이
시험성적을 조작했을 가능성은 낮고 교장 등 학생들의 성적과 관련돼 있는 교직원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시애틀
교육구는 교장이 여러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경우 연간 7,500달러까지 보너스를 지급하는데 학생들의
성적도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하지만 교사들의 평가는 학생 성적과 관련이 없고 교장으로부터 평가를 받을
때만 학생 성적이 고려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험지를
조작한 장본인이 밝혀지겠지만 이번 사태는 성적 만능주의의 단면이 시애틀 교육현장에서도 노출됐다는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