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 뛰는 25인 로스터에서 빠져
은퇴설이 분분했던 시애틀 매리너스 스즈키 이치로(44.사진)가 사실상 은퇴했다.
매리너스는 3일 이치로를 선수로 뛰는 25인 로스터에서 뺀 뒤 "스즈키 이치로가 시애틀 매리너스 회장의 특별보좌로 활동하게 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치로 에이전트는 "은퇴는 아니다"고 말하며 다음시즌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내년 시즌 복귀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치로는 로스터에서 빠졌지만 선수단과는 늘 동행할 예정이다.
디포토 매리너스 단장은 "우리는 이치로가 그라운드 밖에서 가져올 수 있는 가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핵심은 이치로가 클럽하우스에서 늘 선수단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팀 승리 기회를 높여줄 것이다"고 말했다.
디포토 단장은 "이치로가 가진 성공적인 커리어, 인성, 특별한 성실함 등은 팀의 젊은 선수들 뿐 아니라 베테랑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이치로는 경기에 나서지만 않을 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올시즌 내내 그럴 것이고 앞으로도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만 44세로 메이저리그 최고령 야수로 친정 시애틀에 복귀한 이치로는 15경기에서 홈런, 타점, 도루 없이 .205/.255/.205를 기록하고 있다.
50세까지도 뛰고 싶다고 말해온 이치로지만 세월은 이치로를 피해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치로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와 긍정적인 영향력을 높이 평가한 시애틀은 이치로를 내치는 대신 특별한 보직을 맡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2001년 태평양을 건너 빅리그에 데뷔한 이치로는 이번 이동으로 빅리그 18년의 커리어를 마치게 될 전망이다. 이치로는 시애틀과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통산 2,651경기에 출전했고 .311/.355/.402,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509도루를 기록했다.
2001년 신인왕과 리그 MVP를 동시에 차지하며 데뷔한 이치로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선정됐고(2007년 올스타전 MVP) 10년 연속 외야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실버슬러거도 3차례 수상했다. 통산 2차례 리그 타격왕에 올랐고 도루왕도 한 차례 차지했다. 데뷔 첫 10년 동안 7차례 최다안타 타이틀을 가져갔고 나머지 3년은 2위를 기록했다.
2012년 양키스 이적 전까지 첫 11년 동안 이치로는 가장 많은 타석에 나서는 타자였다. 8차례나 리그 최다 타수를 기록했고 최다 타석 소화도 4차례나 기록했다. 이치로는 커리어 내내 단 한 번(2009년)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을 뿐 부상을 당하지 않는 '자기관리의 화신'이었고 미국 프로야구 무대의 모든 순간을 메이저리그에서 보냈다. 이치로는 커리어 내내 단 한 번도 '마이너리거'였던 적이 없다.
이치로는 시애틀 구단 역사상 에드가 마르티네즈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경기에 출전했고 최다 타수(타석은 2위)를 소화하며 최고 타율, 최다 안타, 최다 도루, 최다 3루타를 기록했다.
이치로는 빅리그 통산 안타 21위, 도루 3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치로가 2004년 때려낸 262안타는 여전히 깨지지 않는 빅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