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삶의 낙과 보람을 찾아 잘 살아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일을 낙으로 삼고 일벌레로, 어떤 사람들은
돈 버는 재미에 빠져 살아간다. 그런가 하면 푸른 초장 골프장에서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날마다 그곳으로 출근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낚시에 빠져 새벽같이 바다나 강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과연 그 모든 삶들이 죽음의 문턱에서도 후회없는 것이라 자신할 수 있을 만큼 가치 있고 보람 있는 것일까. 스스로에게
한번 물어보고 답을 해볼 필요가 있다.
믿음의 사람 톨스토이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소설을 이 세상에 내놓아 많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한 천사가 하나님으로부터 명령을 부여 받는다.
‘지금 세상으로 내려가면 막 해산을 한 여인이 있는데 그 여인을 데리고 오라’는 것이었다. 천사는
그 명령에 따라 지상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방금 아이를 낳아 얼굴조차 푸석푸석한 그 여인에게로 다가간다. 그녀의 품 안에서 방금 태어난 천진난만한
아이가 젖을 빨고 있었다.
차마 그 아이에게서 여인을 떼낼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천사는 빈손으로 그냥 올라갔다. 그러자 하나님이 크게 노하시며
그 천사를 지상으로 내쫓았다. 그리고 숙제를 내주었다.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그 해답 세가지를 얻을 때까지는 세상에 머물며 고생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한 순간에 비참한 사람의 옷을 입고 이 세상으로 쫓겨나게 된다. 거리를 방황하다 어느 초라한 구두 방으로 찾아갔다. 직장이
없어 굶주리게 되었는데 일거리를 줄 수 없겠느냐고 사정했다. 그러자 자비롭게 생긴 그 주인은 두 말 않고 받아 주었다. 일거리를 주면서 열심히
일해보라고 격려해 주었다.
그 때 그는 한 가지 진리를 깨닫게 된다. ‘사람은 사랑으로 사는 것이로구나!’ 하고 말이다.
주인의 사랑에 감복한 천사는 열심히 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거만하게 생긴 부자 한 사람이 하인들과 함께 찾아 왔다.
그리고선 주인을 윽박지르며 “3년이 지나도 떨어지지 않는 가장 좋은 가죽으로 만들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천사가 보니 그의 머리 위에는 이미 죽음의 사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부자는 3년 후에도
떨어지지 않도록 구두를 만들라고 큰소리 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때 그 천사는 두 번째 해답을 발견한다. ‘사람은 내일을 모르고 사는 것이로구나’하고
말이다.
오랜 시간이 흐른 다음 아주 예쁜 공주 한 사람이 자애롭게 생긴 귀부인과 함께 구두를 맞추러 왔다. 그런데 그 공주는
오래 전 어머니를 데리고 가버렸던 그 집 딸이었다.
태어나자 말자 어머니를 잃었던 가련한 그 소녀가 어머니보다 더 멋지고 부자인 귀부인의 손에서
지금까지 잘 자라 공주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때 천사는 감탄하며 또 한 가지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를 깨닫는다.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순간 천사의 양어깨에 날개가 피어나며 하늘나라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통해 사람은
진정 무엇으로 사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사람은 사랑으로 살고, 내일을 모른 채 살며 또한 하나님의 값없이 주시는 은혜로 사는 것이다.
이것이 비록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작품의 일부라 하더라도 우리는 많은 공감을 하게 된다. 단 한번뿐인 것이 우리 삶이요 생명이다. 과연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야 하겠는가?
저마다 자신의 가치를 따라 그렇게 자신 있게 살고 있지만 거기에도 분명 공통분모가 있는 것이다. 서로를 위해 나누며
살 줄 아는 아름다운 사랑으로 인생을 살아야 함이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