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대홍씨가 낚시로 송어를 잡은 뒤 기뻐하고 있다.>
민대홍씨 JMT여행기(4)
직접
잡은 송어 찜과 와인으로 생일상
베어
크릭(Bear Creek)에서 하루를 편안히 보내고 오늘은 이번 여정의 마지막 고개인 실버 패스(Silver Pass) 직전 포켓 메도우스(Pocket Meadows)에
도착해 그 동안 못다한 세탁도 하고 시원한 계곡물에 땀도 씻어내기로 했다. 이번 트레킹 기간 중에는
비가 아닌 강한 햇빛을 염려해야 할 정도로 너무 좋은 날씨가 이어졌다.
특히 JMT 트레킹 구간의 고도는 대부분 1만피트 안팎으로 기온이 낮고
습도도 없어 아주 쾌적한 편이다. 사실 4~5일 정도는 샤워를
하지 않아도 몸이 별로 끈적거리지 않았다.
JMT는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과 킹스 캐년 국립공원(Kings Canyon National Park), 세쿼이아 국립공원(Sequoia
National Park) 등 세 국립공원의 중심을 지나며 존 뮤어 야생지역(John Muir
Wilderness)과 앤젤 애덤스 야생지역(Ansel Adams Wilderness)을
포함하는 인요국유림(Inyo National Forest)을 통과한다.
따라서
JMT는 잘 보호된 자연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최상급의 감동이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준다.
JMT의
주인공들은 빙하시대를 견딘 세쿼이아 거목, 빛나는 호수 그리고 곰과 사슴이다. 이 모든 것은 국립공원 안에서 잘 보호를 받고 있다.
따뜻한 공기가
흐르는 세쿼이아 숲과 요세미티 계곡을 만든 것은 약 100만년 전의 차가운 빙하였다. 빙하의 침식으로 화강암 절벽과 U자형의 계곡이 형성됐고, 빙하수가 모여들어 수천 개의 호수를 만들었단다.
침엽수림
사이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폭포가 떨어지는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된다. 빙하가 단단한 화강암을 깎고 다듬어
지상 최고의 조각물들을 만들어 놓았다.
요세미티의
놀라운 자연 경관을 지켜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결정과 계획에 따라 1890년 두 번째 미국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1984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총면적은 3,079㎢로 제주도의 두 배 가까운 넓이다. 물
좋고 숲 좋고 야생 동물이 많은 이곳은 세계 다른 어떤 산악지역보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한다.
오늘은
트레킹 7일차 날이다. 벌써 이렇게 많은 날들이 흘렀던가
새삼스러워 진다. 4번째이자 마지막 고개인 실버 패스를 넘어 오랜만에 호숫가 별장에서 하루를 지내볼
예정이다.
그 동안은 대부분이 계곡과 강가에서 야영했기 때문에 낚시를 한번도 못했는데 드디어 오늘 제대로
된 손맛을 볼 수 있으리라!
이곳 JMT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강과 호수엔 싱싱한 자연산 송어가 많다. 국립공원국으로부터
낚시 허가를 받으면 맑은 시냇물 속에서 유유자적 헤엄치는 송어를 직접 잡아 지정된 모닥불 사이트인 ‘화이어
스핏’에서 구워먹을 수 있다.
예상보다
쉽게 그리고 빠른 오전 11시40분께 실버 패스(1만895피트)를 지나니
바로 아래에 치프 레이크(Chief Lake)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손맛을 보기로 하고 호수로 곧장 직진한다.
호수에선 송어들이 뛰노는 모습이 활발했다. 서너 번 던지니 한 녀석이 덥석 미끼를 문다. 그래 착하지 착해!
한
시간여를 던지고 놓치고를 반복한 끝에 제법 큰 송어 7마리를 낚는데 성공했다. 이 정도면 오늘 저녁 만찬은 생일 날이 따로 없으리라. 헌데 공교롭게도
오늘이 내 실제 생일인 8월20일이라고 아내가 알려준다. 허허…이럴 수가!
정말
생일날이 돼버렸다. 깨끗이 손질을 해 쓰레기는 땅에 묻고 바로 아래쪽 야영지로 향한다. 와인 두 팩 가운데 남은 한 팩은 송어 찜과 함께 생일 주로 사용해 생애 최초 산상 최고의 생일 파티가 펼쳐졌다. 누가 알랴? 이 야생의 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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