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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26 01:44
'가을이 무섭다' 확진자 폭발하는데 봉쇄령은 '해제'
세계 각국 경기 위축 이유들어 경제활동 재개 "확산세와 경제활동 디커플링"…2차 팬데믹 현실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실상 재유행에 돌입했다. 미국은 최근 들어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4월로 돌아갔고 겨울철에 접어든 남미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재유행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그럼에도 전세계적으로는 닫았던 국경을 열고 멈췄던 경제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는데도 봉쇄는 풀리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6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09시 기준으로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50만명을 넘어섰다. 추세를 보면 이번 주말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실제로 지난 19일 전세계 일일 확진자가 18만2187명으로 사상최고를 기록한 것을 비롯, 24일에도 17만3654명을 기록하는 등 일일 확진자 수치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도 늦어도 다음주에는 전세계적으로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 사망자가 5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피해국인 미국의 상황은 최근 악화일로를 겪고 있다. 인구가 많은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 캘리포니아주에서 매일 5000명 가량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급기야 이날 미국에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4184만명을 넘어섰다. 기존 일일 최다 확진자는 지난 4월24일 기록한 3만9099명이었다.
남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국가인 브라질은 코로나19 확진자가 120만명을 넘어섰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3만9483명 늘었다고 밝혔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BBC방송에 따르면 WHO 유럽 담당 국장인 한스 클루게 박사는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수개월 만에 처음으로 유럽에서 주간 신규 확진자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30개 국가에서 지난 2주 동안 누적 확진자가 늘었고 아르메니아, 스웨덴, 몰도바, 북마케도니아 등 11개 국가에서 전파 속도가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상황이런데도 각국의 봉쇄령은 해제되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규 확진자가 크게 늘은 캘리포니아를 비롯 텍사스, 플로리다 등 봉쇄령이 내려졌던 미국 일부 주들은 최근 봉쇄령 완화 조치를 통해 경제 활동을 재가동하고 있었다. 최근 확진자 수 증가로 2차 봉쇄령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미 중앙정부 관리자들은 2차 봉쇄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 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온 만큼,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는 위험을 무릅쓰고 트럼프 정부가 봉쇄 조치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여전히 하루 확진자가 400명 이상 발생하고 있음에도 카페와 음식점 등 경제활동 재개에 나섰으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전면 수업재개를 결정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세계 2위 국가인 브라질은 다음달부터 항공 노선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 대인 영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했다. 유흥업소 운영을 재개한 영국은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2m 거리두기를 1m로 완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각국의 이같은 조치는 대부분 경제 위축 때문이다. 장기간의 셧다운 조치로 경제활동이 마비되자 전염병 위험에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완화 조치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전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특이할 만한 발언을 했는데 확진자 수 증가와 경제활동이 반대의 목표점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은이 제시한 그래프를 살펴보면 일별 신규 확진자 수와 봉쇄조치 강도 지수를 나타내는 ELI지수는 4월 중순까지는 같은 흐름을 보이다 이후 차이가 줄기 시작하다 5월 말에는 역전 현상을 나타낸다. 확진자는 늘어나는데도 봉쇄 강도는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못하고 있지만, 경제활동은 점차적으로 재개하는 일종의 '디커플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를 근거로 이 총재는 예상됐던 상황보다 경제가 그렇게 나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같은 상황은 보건적 측면에서는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WHO는 2차 글로벌 팬데믹을 경고하고 있다. WHO 유럽 담당 국장인 한스 클루게 박사는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 폐렴 등과 겹칠 수 있는 가을을 대비해야 한다"며 "이대로 놔둔다면 의료 체계는 벼랑 끝으로 몰릴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