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달러화예금 잔액 734.6억달러
2017년12월 이후 최대, 거주자외화예금도 사상최대
달러 강세도 영향 미쳐…코로나19 장기화로 안전자산 선호현상
6월 말 거주자의 달러화 예금 잔액이 30개월만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개인과 기업 모두 안전자산인 달러를 보유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달러화 예금 잔액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6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거주자외화예금 중 달러화 예금은 734억6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35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2년 6월 통계편제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기존 사상 최대치인 2017년12월 707억9000만달러를 2년6개월만에 넘어섰다. 증가세는 지난 3월, 4월, 5월에 이어 4개월째 이어졌다.
6월 말 기업의 달러화 예금 잔액은 579억9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23억3000만달러 늘었다. 개인의 달러화예금 잔액은 154억7000만달러로 12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기업과 개인의 달러화 예금 잔액 모두 사상최대치다.
달러화 예금 급증으로 6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 거주자외화예금 잔액도 2년3개월만에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845억3000만달러로 전월대비 36억1000만달러 늘었다. 기존 사상 최대치인 2018년3월 813억3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 말 685억1000만달러였던 거주자외화예금은 3월 752억9000만달러로 급증하는 등 4개월 연속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외화예금 잔액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들은 수익을 낼 목적으로 달러를 모아뒀거나 자녀 해외송금 등을 위해 저렴할 때 미리 사두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기업은 벌어 들여온 달러를 일단 보유해뒀다가 환율이 오르면 팔기 위해 유보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 6월 말 원/달러 환율은 1203원으로 5월 말(1238.5원)보다 35원 넘게 하락했다.(달러 강세 원화 약세)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5월 말 달러화 예금을 제외한 엔화와 위안화 잔액은 전월 말보다 각각 5억3000만달러, 1억6000만달러 늘었다. 반면 유로화와 기타통화는 5억3000만달러, 9000만달러 각각 감소했다.
5월 말 은행별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국내은행이 732억8000만달러, 외은지점이 112억5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각각 28억3000만달러, 7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