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폭행혐의 기소된 제럿 하군 ‘정당 방위’로
<속보> 워싱턴대학(UW)
인근 칼부림 사건의 용의자로 기소된 중국계 대학생이 법정 투쟁 끝에 정당 방위로 무죄 평결을 얻어냈다.
특히 그는 검찰과의 형량 협상에서 1급 폭행혐의를 시인하면 징역형을 최대 90일로 줄일 수 있었지만 최대 12년의 실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는
정식재판을 택해 ‘정당 방위’를 인정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UW의 비즈니스 전공생인 제럿 하(22)군에게 비운이 닥친
것은 1년 여전인 지난해 1월15일 새벽 1시30분이
넘은 시각이었다.
대학가인 유니버시티 디스트릭트(UW)의
한 술집에서 친구와 함께 동료 여대생의 21번째 생일파티를 열어준 뒤 술 취한 여학생을 기숙사에 데려다
주고 친구와 함께 남쪽으로 한 블록 떨어진 자기 아파트로 가고 있었다.
술을 마셨지만 취하지 않았던 그는 당시 한 여대생이 주차를 잘못해 2개의 주차공간을 차지한 것을
보고 “좀더 차를 붙여서 대라”로 말했다. 그러자 그 여대생이 다짜고짜 하군의 머리를 가격했다. 그녀는 또
주먹을 휘두르다가 하군이 막자 땅바닥에 넘어졌다.
하군이 그녀를 일으켜주려고 돕는 순간 3~4명의 여성이 뒤에서 하군의 머리를 가격했고, 하군도 반사적으로
주먹을 휘둘러 여성 한 명이 눈에 멍이 들었다.
하군과 친구가 자리를 빨리 뜨려고 현장에서 걸어가자 여성들이 욕을 하며 소리를 질러댔고, 잠시
후 주변을 지나던 그래햄 하퍼(20)군이 달려와 하군을 마구잡이로 가격해 몸싸움이 벌어졌다. 덩치가 큰 하퍼군이 하군을 들었다 놨다 하며 인근 차로 밀어붙여 호신용으로 가지고 있던 칼을 사용했다는 것이
하군의 주장이다.
하퍼군은 하군에게 맞아 울고 있던 여대생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는데 폭행을 당해 눈에 멍이 들어있었고, 그
옆에서 하군이 다른 여성에게 고함을 지르고 있어 “당장 멈추고 여기를 떠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군이 자신을 밀쳐냈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2.5인치의 칼에 복부와 가슴 등 모두 6차례를 찔렸다고
주장했다.
당초 이 사건은 피해자인 하퍼군의 주장대로 언론에 보도됐고 그는 영웅으로 떠올랐다. 반면에 1급 폭행혐의로 기소된 하군은 대학측으로부터
정학처분과 함께 UW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추후 조사결과, 하퍼군은 당시 21세 미만에게
허용된 혈중알코올농도 0.02%를 훨씬 초과한 0.13%로
만취한 상태였고, 양측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목격자 2명이
하군의 진술에 신빙성이 더 있다고 증언했다. 결국 배심은 지난달 15일
하군에게 ‘정당 방위’로 무죄를 평결했다.
억울함을 벗어나면서 하군 가족은 그동안 들어간 4만 달러의 변호사 비용을 되돌려받을 수 있게
됐지만 학교 복학을 허락 받아야 하고, 하퍼군이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응해야 하는 문제를 남겨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