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시애틀 토박이 페트라섹 부부의 이색 유언 화제
남편 사망 후 3년간 상속절차 끝에 재무부에 수표 전달
노부부가 유산 85만달러를 자선단체가 아닌 연방정부에 상속해 화제가
되고 있다.
웨스트 시애틀의 30여년 토박이 주민이었던 피터 페트라섹 노인은 지난 2012년 5월 심장마비로 85세에
숨졌고 부인인 조앤 페트라섹은 그보다 먼저 1999년 유방암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이들 부부는 전 재산을 ‘아메리카 연방합중국 정부’에 상속하겠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생전에 작성해 뒀었다. 페트라섹 할아버지가
숨진 후 생전에 친하게 지냈던 이웃 주민이 그의 집을 정리하다가 이 유언장을 발견했고, 그 집행절차가
장장 3년간 이어진 끝에 지난달 29일 총액 84만 7,215달러의 수표가 연방 재무부에 전달됐다.
이 유언장 집행은 시애틀의 캐리 발크마 변호사가 1만 5,000달러의 수임료를 받고 처리했다.
유언장을 발견한 론 라이트는 짐 정리 과정에서 페트라섹의 은행 개인금고 정보가 담긴 서류를 발견했고 그 개인금고
안에 부부의 유언장이 다른 서류들과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유언장과 함께 발견된 서류에 따르면 페트라섹은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에서 태어났고, 12살 때 세계 제2차 대전을 겪었다. 침공한 독일군이 가족의 재산을 몰수하고 아버지를 포로 수용소에 수감시키면서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
그의 여동생은 드레스덴의 수용소에 갇혔다가 연합군의 폭격으로 숨졌다. 페트라섹은
독일군의 소년 용병대에 강제 징용된 후 그곳에서 항공기 조종술을 배워 전투에 투입됐다.
그는 한 전투에서 연합군의 대공포 총격을 받아 추락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스위스로 도피했다. 전쟁이 끝난 1949년 그는 난민신분으로 캐나다에 이민, 25세였던 1951년 오타와에서7살 연상의 조앤을 만나 결혼했다.
몇 년이 지난 후 이들 부부는 시애틀로 이주, 페트라섹은 시애틀의
베들레헴 철공소에서, 조앤은 인근 정육점에서 일했다. 근검절약한
이들 부부는 1958년 1만 5,000달러로 캐년 스트릿의 방 3개짜리 집을 구입했다.
이 집은 지난 2013년 10월
상속 절차에 따라 24만 1,000달러에 매각됐고 여기에
이들 부부가 보유한 현금 67만 달러가 더해졌고 변호사 수임비 등 유산 상속 절차 비용이 빠진 84만 7,215달러의 유산이 연방재무부에 전달됐다.
이들 부부의 유산을 전달받은 피터 윈 연방검사는 페트라섹 노인이 세계 제 2차대전의
난민 출신으로 자신을 시민으로 받아 준 국가에 고마움을 느꼈던 것 같다며 “그는 미국 시민이 되는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 조앤이 사망한 후 그녀의 뜻에 따라 화장한 분재를 부부가 즐겨 찾았던 크리스털 마운틴에 뿌린 페트라섹은
자기의 화장 분재도 부인과 함께 있도록 크리스털 마운틴에 뿌려달라고 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