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와 시애틀시 합의해 기존 6~7블록서 3개 블록으로
택배ㆍ응급차 등 일부 차량통행 허용-주민들 불만도 늘어
지난 달 25일 백인 경찰에 의해 숨진 조지 플로이드(46) 사망사건을 계기로 미국을 휩쓴 경찰 과잉 진압 및 인종차별 반대시위의
근거지로 부상한 시애틀 캐피톨 힐지역에서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 'CHOP'가 축소됐다.
시애틀시는 16일 캐피톨힐 지역내 6~7개 블록을 점거한 채 항의 집회를 열어오던
시위대와 '캐피톨 힐 점령 시위지역'(CHOP)을 3개 블록으로 축소하고 도로도 일부 개통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부터 시애틀
교통부(SDOT)와 시애틀 유틸리티국, 소방관들이 시위 현장을 막고 있던 바리케이드를 일부를 옮겨 도로를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시위를 할 수 있는 보행자 도로와 차량들이 다닐 수 있는 차량 통행로로 분리하는 작업을 마쳤다.
차량 통행로는 시위대 점거 주요
구역인 12번가 일대 지역 주민 1,000여명을 비롯해 택배기사, 응급차량 등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 8일 상주하는 경찰관들이 철수했던 동부파출소로의 차량 진입도 가능하게 됐다.
시애틀시측은 시위대의 안전을 고려해 쉽게 넘어지거나 부셔지는 플라스틱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대신 콘크리트 바리케이드로 교체했다.
지난 7일 이 지역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 청년이 시위대를 향해 차를 몰고 돌진하며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한데 따른
안전조치다.
시위대는 지난 8일부터 캐피톨 힐 지역을 점령하고 '캐피톨힐 자치구역'(CHAZㆍCapitol Hill Autonomous Zone)으로 명명하며 인종차별 금지와 경찰개혁 요구 시위의 근거지로
삼아왔다.
경찰까지 철수하며 시위대가 장악한 지역으로 소문이 나면서 이 지역에 대한 소식은 한국은 물로 전세계로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과격 시위대로 인해 경찰까지 철수하면서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자치구역’이란 이름이 갖는 부정적 이미지를 고려해 이곳을 장악하고 있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측은 이곳을 '캐피톨 힐 점령 시위구역'(CHOPㆍCapitol Hill Occupied Protest)으로 이름을 바꾼 상태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시위가 17일까지 20일째
장기화하면서 CHOP구역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행사로 인한 소음 때문에 집을 나와 인근 호텔에 머물고 있는 주민들도 있고, 연일 이어지는 행사나 시위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영업을 못하는 소매점도 늘고 있다.
일부 비즈니스 소유주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운 와중에 시위까지 겹치며 생계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 지역 관할 동부파출소가
사무실을 폐쇄한 채 경찰력을 철수시키자 불안감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지난 14일 시위대 일원이 캐피톨 힐내 한 자동차 정비소에 창문을 깨고 침입, 방화를
시도하고 현금을 훔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가게 주인 존 맥더모트는 아들과
함께 용의자를 체포한 뒤 911에 무려 19번이나 신고전화를
했지만 결국 경찰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SPD는 당시 현장에 출동했다고 해명했다.
시위대는 경찰개혁 요구가 완전히
받아들여질 때까지 CHOP구역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