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자매인 엘리자베스 하멜(좌)과 앤 헌트(우)가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시에서 78년만에 만나 서로 포옹하고 있다. © New1>
오리건에 사는 70대 할머니자78년만에 처음으로 쌍둥이 자매를 만났다.
쌍둥이 자매지간인 앤 헌트와 엘라자베스 하멜이 마지막으로 함께 한 것은78년 전, 어머니 뱃속에서였다.
쌍둥이 형제가 다시 만나기 전에 떨어져 있던 기간으론 단연 세계 최고 기록이 이들 자매가 지난 1일 캘리포니아주에서 난생 처음으로 재회를 한 사연은 가슴 아프다.
두 자매는 1936년 영국 앨더샷에서 태어났다. 하녀로 일했던 이들의 모친은 생부가 집을 나가버린 후 형편이 어려워 쌍둥이 가운데 한 명만 본인이 키우고 다른
한쪽은 입양시키기로 결정했다.
생모는 당시 척추가 굽은 장애를 안고 태어난 엘리자베스를 직접 키우기로 하고 앤은 입양을 시켰다. 하여 엘리자베스는 외동딸로 자랐다. 이후 몰타 주둔 여군으로 있다
‘미군’남편을 만나 미국으로 이주한 뒤 오리건주에 정착해
살아왔다. 슬하엔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앤은 입양된 후 역시 외동딸로 자랐다. 앤은 자신의 양모가 사망한
후에야 비로소 생모를 찾아 나섰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자신이 쌍둥이란 사실도 지난해가 돼서야 알게 됐다.
앤의 세 딸 가운데 한 명인 사만다 스테이시는 엘리자베스 하멜을 추적한 끝에 편지 1통을 보냈다. 두 자매는 곧 전화로 통화를 하게 됐다. 엘리자베스의 아들인 퀸턴은 쌍둥이를 전문 연구하는 낸시 시걸 미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에게 도움을 청했고, 시걸 교수가 자매의 재회를 주선했다.
엘리자베스는 지난 1일 풀러턴시 한 호텔에서 이뤄진 재회식에서
앤을 만나 껴안으며 “이렇게 직접 보게 되다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앤과 엘리자베스 자매는 재회 다음날엔 시걸 교수의 ‘쌍둥이 연구센터(Twin Studies Center)’에서 검사를 받았다. 분리된
채 성장한 쌍둥이들의 유전자와 환경이 인간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알아보기 위한 시걸 교수의 연구 일환이다.
이란성 쌍둥이 자매인 이들은 검사를 마친 뒤 사촌들과 함께 엘리자베스 집에서 1주일을 지냈다. 이들은 옛 사진들을 살펴보고 서로에 관해 보다 많이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다.
엘리자베스는 “자기와 닮은 사람이 있다는 것과 그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함께 있게 된다는 건 놀랍고도 즐거운 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