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교인 중 50명 따로 나눌 기준 없어 온라인으로"
찾아오는 교인에겐 10명 이내 참석 가능한 공간 안내
20일 수도권 교회에서 대면 예배가 기존 20명에서 50명까지 참여할 수 있게 인원 제한이 다소 완화됐지만 대부분의 교회들은 여전히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하고 있었다. 일부 교회에서는 온라인 예배 녹화를 위한 찬송 인원을 늘리거나 일부 신도만 초대해 50명 이하 대면 예배를 열기도 했다.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대면 예배 인원이 제한된 수도권 교회에서 인원 제한을 다소 풀기로 결정했다. 예배실 규모가 300석 이상되는 교회의 경우 대면 예배 인원 제한을 20명에서 50명으로 늘리고 300석 미만 교회의 경우 기존의 20명 미만으로 제한했다.
이날 <뉴스1>이 서울 종로구와 중구 일대의 대형교회를 찾아가고 이외의 지역은 전화로 예배여부를 문의해본 결과 대부분의 교회들이 여전히 온라인으로 예배를 하고 있었다. 교인들은 300석 이상의 교회의 경우 50명으로 대면 예배 인원을 늘리더라도 수많은 교인들 중에 일부 교인을 구분지어 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로구에 위치한 750석 규모의 한 대형교회를 찾아가 보니 정문에는 '코로나로 인해 당분간 교회를 개방하지 않습니다''정부시책에 따라 당분간 대면예배 대신 온라인 예배를 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니 500석 정도 되는 좌석에 앉아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교인에게 물어보니 이날 예배는 오전 11시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교회 부목사는 "20명에서 50명으로 완화됐다고 하지만 사실 교인 1000명 정도 되는 대형교회는 50명을 따로 나눌 기준이 없다"며 "교인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 똑같은데 누구는 들어오고 누구는 안 들어오기 어렵지 않나"고 설명했다.
종로구의 또 다른 대형교회를 찾아가 보니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원칙으로 입장을 제한하고 있었다. 그러나 50명으로 바뀐 수칙 때문에 일부 교인들이 교회를 찾아오는 경우 교회 측은 10명 이내가 참석이 가능한 공간으로 안내하기도 했다.
50대 중년 부부가 예배를 드리러 왔다며 교회 안으로 들어오자 교회 측은 "예배당이 아닌 다목적 공간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릴 수는 있지만 두 분이서 같이 있지는 못한다"고 안내했다.
일부 교회에서는 따로 초청된 성도들을 대상으로 50명 제한으로 예배를 열기도 했다. 아울러 온라인 예배 촬영을 위한 성가대원들을 기존보다 조금 더 받았다.
서울 여의도의 한 대형 교회는 교회 관계자의 연락을 받은 교인을 대상으로 50명 이하의 대면 예배를 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교회 관계자는 "몇몇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기는 한데 교구장에게 연락된 분들만 들어갈 수 있다"며 "예배당에서 방역지침에 따라서 거리두기를 하면서 예배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면 예배에 초대하는 교인을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 묻자 관계자들은 "잘 모르겠다"고 확답을 꺼렸다.
서초구에 위치한 한 대형교회 경우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원칙으로 하지만 이를 공지받지 못했거나 사적으로 초대된 경우에는 부속실에서 50명 이하로 대면 예배를 드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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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온라인 예배가 열리고 있다. 2020.9.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아울러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원칙으로 하되 콰이어(성가대원)를 기존에 비해 조금 더 불러 온라인 촬영을 하는 곳도 있었다. 용산구의 한 대형교회 관계자는 "비대면 예배를 하지만 온라인 예배 녹화를 위한 콰이어 인원을 조금 늘리기는 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교회들은 한달째 비대면 예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볼맨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 교회 관계자는 "정부가 다른 데 완화하니까 교회도 조금 거리두기 완화한다는 거 보여주고 싶어서 한 것 같은데 잘 이해되지 않는 정책"이라며 "적은 수로 예배를 드리라는게 사실 선착순으로 사람을 뽑을 수도 없고 실효성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식으로 계속 예배 제대로 못 드리면 교인들이 마음이 공허해지고 심리적으로 무너지게 된다"며 "사회적으로도 힘들어질 수 있으니 방역수칙을 잘 지켜서 일주일에 딱 한번 예배를 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