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최종 승인 결정…이통시장 3강체제 재편
버라이즌ㆍAT&T 이어 거대 이통사 등장으로 지각변동
자회사ㆍ사업부문 처분 조건 붙어
미국 법무부가 미국 3위와 4위 이동통신업체 T-모빌과 스프린트의 합병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마칸 델라힘 미 법무부 반독점 국장은 26일 “빠르고 신뢰할 수 있으며 값싼 와이어리스(무선) 연결성에 미국인들의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은 우리 경제와 모든 소비자 생활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면서 승인 배경을 발표했다.
T-모빌과 스프린트의 합병 가액은 260억 달러로, 미 이동통신업계 지형을 뒤바꿀 메가딜로 평가된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미 이동통신시장은 버라이즌, AT&T에 이어 T-모빌/스프린트 합병회사의 3강 체제로 재편된다.
미 이동통신시장에서 버라이즌과 AT&T는 각각 34% 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T-모빌 18%, 스프린트는 12%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법무부 발표 직후 T-모빌 주가는 역대 최고인 85.22달러로 치솟았고 스프린트 주가도 최고치인 8.06달러로 뛰었다.
법무부 승인 합의의 결과로 스프린트는 부스트 모바일, 버진 모바일, 스프린트 프리페이드 폰서비스 등의 자회사 및 사업부문을 처분해야 한다.
또 스프린트와 T-모빌은 수백 개의 소매점과 약 2만 개의 모바일 셀 사이트를 무선통신ㆍIPTV 사업자인 디시(Dish) 네트워크에 넘겨줘야 한다.
델라힘 국장은 “이런 처방이 없다면 이번 합병은 실질적으로 경쟁을 저해하는 것일 수 있었다”면서 T-모빌ㆍ스프린트의 사업부문 처분이 합병 승인의 조건으로 붙어 있다고 강조했다.
델라힘 국장은 T-모빌 모회사인 도이치텔레콤이 스프린트 자산을 디시네트워크에 처분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디시네트워크는 5G 통신망을 완성할 때까지 약 5년간 T-모빌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으며 800Mhz 주파수 사용권을 얻게 된다. T-모빌ㆍ스프린트 고객 930만 명이 디시네트워크로 넘어가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미 IT매체 테크크런치는 분석했다.
미국 주 정부 가운데 네브래스카, 캔자스,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사우스다코타 등은 양사의 합병 합의에 동의한 상태다.
그러나 뉴욕, 캘리포니아 등 인구가 많은 13개 주 정부는 경쟁 저하를 이유로 양사 합병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에서 완전한 합병까지 마지막 남은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