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이민편찬회 이익환 고문, 강영수 회장, 신경림
이사(왼쪽부터)
고희 넘긴 이민 3세 노동법 전문가…상담소 봉사도
이익환 고문,“자료 디지털화 및 웹사이트 구축 본격”
미주 한인 이민사를 지속적으로 추적, 발굴해온 한인 이민사편찬회의 새 회장에 한인 3세인 강영수(영어명 멜빈 강)변호사가
결정됐다.
이민사편찬회의 ‘산 역사’로 불리는 이익환 고문과
신경림 이사는 27일 강 회장과 함께 한인 언론사를 찾아 “지난 1월 이사회에서 워싱턴대학(UW) 역사학과 정문호 교수가 맡아왔던
회장직을 강 변호사가 맡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민사편찬회는 이 고문이 지난 1985년 사비로 창립한 뒤 미 서부지역 초기 이민자들을
찾아 그들의 기록을 생생하게 육성으로 담아왔다. 그 동안 이 기록을 정리한 한글 책을 단행본
형태로 5권 발간했으며 지난 2015년에는 후세들에게
한인 이민사를 전해주기 위한 첫 작업으로 영문 책자인 <Han in the Upper Left>를
발간했다.
이 고문이 창립 초기부터 오랫동안 회장직을 맡았고, 이어 웨스턴워싱턴대(WWU) 교수 출신인 김형찬 박사, UW 정문호 교수 등이 그 뒤를
이어왔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은 4대째인 셈이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고희(古稀)를 넘긴 강 회장은 1960년대부터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싸운 인권변호사로 유명하다. 1988년
아시아퍼시픽 아메리칸 노동자연합(APALA)에 가입해 노동자를 위한 변론에 힘을 쏟아왔으며 1993년부터 24년째 한인생활상담소에서 무료 법률상담에 헌신적으로
봉사해온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2015년 아시안위클리가
선정하는 ‘최고공로상’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강 회장이 한인 이민사편찬회의 수장을 맡게 된 것은 그의 가족사와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강
회장의 외할아버지인 장이명씨는 미주 최초의 한인 이민자로 1903년 하와이 사탕수수밭에 노동자로 온
후 상인으로 변신해 미 전국을 다니며 인삼을 팔았다.
강 회장은 “최근 몇 년 이민사편찬회 이사로 일하면서 외할아버지 이야기를 비롯한 흥미로운 주제를
많이 발견했다. 앞으로 추가 이민사 자료 추적과 발굴은 물론 기존의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2~3세 후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구축해 컨텐츠를 넣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류사회에서 활동해온 경력을 바탕으로 그랜트를
받는 작업에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새 이사진을 구성하면서 부회장에 한인 1.5세인
에리카 정씨, 사무총장에 배마태(영어명 매튜 베누스카)씨가 선임됐다.
또한 최근 몇 년 사이 자신의 집과 윙룩박물관 등에서
기존 자료를 디지털 작업화 하는데 일등공신인 신경림씨와 송성실 전 UW교수, 홍승주 독도홍보위원장, 줄리 강KAC-WA 회장이 이사로 합류했다.
이 고문과 강
회장은 “디지털 작업과 웹사이트 구축 작업에도 많이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시애틀 한인들의 관심과 후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