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이대호가 5일 오전(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6.2.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국 귀국 기자회견, 25일부터 애리조나 캠프 참여
시애틀행을 최종 결정한 프로야구 선수‘빅보이’ 이대호(34)가 “제일
낮은 곳에서 시작해 경쟁에서 이겨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대호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마친 뒤 한국시간으로 5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계약 과정 및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몸을 잘 만들면서 기다렸으며 시애틀에 갈 수 있어서 기쁘다”며 “시애틀에 좋은 선수가 많은데 가서 경쟁할 생각이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대호는 “마이너리그 계약이라고 하지만 25인 로스터에 들지 못하면 다 마이너리거다. 잘해서 개막전부터 엔트리에 들어가면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라며
“경쟁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년짜리 단년 계약과 관련해 “처음에는 다년계약을
원했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올린 성적은 인정을 안 해주는 것 같았다”며 “내 실력을 보여준다면 가치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의 선수였지만 시애틀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및 활약을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대호는 “부담감은 없다. 높은
곳에 있으면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수 있지만 이제는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만 열심히 하면 된다. 올라가는
모습만 보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특히 시애틀 매리너스 출신인 추신수와는 초등학교 시절 팀메이트이자 동갑내기 라이벌이며 매리너스에
진출할 경우 같은 리그에서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대호는 “뉴스를 보고 나서야 개막전에서(추)신수가 있는 팀과 경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제가
잘해서 개막전부터 엔트리에 들어간다면 같이 밥도 먹고 조언도 구하고 싶다”며 “신수는 최고의 위치에 있는 선수고 나는 제일 낮은 곳에 있다. 열심히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시애틀에서 지난 2일 신체 검사를 마친 뒤 3일 오전 1년짜리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고, 어느 정도 성적을 내야 최대 40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으로 계약조건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시애틀은 이대호를 40인 로스터에 포함하지 않은 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하는 조건을 달았다. 4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애리조나에서 펼쳐지는 스프링캠프에서 입지를
다지면 25인 로스터에 포함돼 메이저리그인 매리너스에서 뛰게 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매리너스 산하 트리플 A팀인 타코마 레이니어에서 뛰게 된다.
이대호는 매리너스에서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매리너스 지명타자 자리는 지난해 44개 홈런을 때린 ‘최고 스타’ 넬슨 크루스가 이미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대호는 헤수스 몬테로, 스테판 로메로, 가비 산체스와 ‘우타 1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이대호는 자신의 잔류를 강하게 원했던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남았더라면 5억엔(430만달러) 이상을 보장받고, 팀 중심 타자로 극진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야구 인생의 목표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모험을
택한 셈이다.
이대호는
미국 비자가 나오는 대로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로 건너가 25인 로스터 진입을 위한 경쟁에 돌입한다. 시애틀은 24일 야수 전체가 모이고, 25일부터 새 시즌을 대비한 팀 훈련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