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김하람양 부모, 황당한 워싱턴주 법에 힘겨운 싸움
부상자들도 신체적 정신적 악몽 및 고통서 못 벗어나
시애틀 역사상 최악의 교통사고로 꼽히는 ‘라이드 더 덕스’관광차량의
충돌참사가 발생한지 24일로 1주년을 맞는다.
그간 1년이 흘렀지만 부상자들과 희생자 유가족들은 아직도 처리되지
못한 보상문제 등 상흔이 치유되지 않아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24일 오전 11시13분께 오로라 다리에서 북쪽으로 달려가던 덕스의 수륙양용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 아시안 유학생들을 태우고 시애틀 다운타운쪽으로 향하던 노스 시애틀대학의 전세버스 옆구리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한국인 유학생인 김하람(당시 20세)양 등 5명이 숨지고, 16명의
중상자를 포함한 60여명이 부상해 병원치료를 받았다.
사고
후 김양의 아버지 김순원 목사와 어머니
정주희씨는 김양의 장기를 미국인에게 기증해 한 생명이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도록 해줘 큰 감동을 줬다.
하지만 김양의 부모는
워싱턴주의 황당한 관련법 때문에 보상조차 받지 못할 상황에 처해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문제의 워싱턴주 법은
107년 전인 1909년에 개정된 보상 규정이다. 사망자가 성인일 경우 그 부모가 보상 받으려면 그간 사망자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왔어야 하고, 사고 당시 미국에 거주했어야 한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사고를 낸
라이드 더 덕스 관광회사는 “김양 부모가 사고당시 한국에 있었고, 김양에게서
재정지원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보상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김양 부모는 시애틀의
변호인을 통해 지난해 12월 덕스 관광사에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정부에도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는 소송을 낼 계획이다.
부상자들 역시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다. 암에 걸린 친구를 방문하기 위해 시애틀을 찾은 뒤 관광차를 탔던 위스콘신주의 쿨리
저크와 조앤 저크 부부는 당시 엉덩이와 다리 등을 크게 다쳐 치료를 받았지만 정상생활이 힘든 형편이다.
체육교사였던
조앤 저크는 최근 복직했지만 후유증 때문에 체육교사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낼 수 없는 상황이다. 남편
쿨리는 18년간 페덱스 운전기사로 일했지만 지금은 사고 후유증으로 운전석에 단 5분 이상을 앉아있을 수가 없어 직업을 잃은 상태다.
중상자 가운데 베트남
유학생인 펑 딘양은 당시 사고로 뼈가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왼쪽 다리에 중상을 입어 4개월 치료를
받은 뒤 아파트로 이전해 살지만 여전히 재활치료를 받고 있으며 1년간 학교도 쉬었다.
그녀는 베트남에서 부모가 자신의 간호를 위해 시애틀로 와서 살면서 큰 고통을 겪었다고 울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