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경 사서, 서정주 시인 주제 북소리에서 공개
윤재웅ㆍ전옥란ㆍ문태준
시인 나와 서정주 시세계 다뤄
워싱턴대학(UW) 한국학도서관이 한국의 대표 시인인 미당(未堂) 서정주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 <귀촉도(歸蜀途)>를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UW 한국학도서관 이효경 사서는
지난 24일 열린 ‘북소리’에서
“서정주 시인을 주제로 하는 북소리를 앞두고 도서관을 뒤져 <귀촉도>를 찾아냈다”며 “<귀촉도>를 소장하고 있는 해외도서관은 UW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이 사서는 “전 세계 도서관 목록 데이터베이스가 있는데 해외 도서관 자료를 찾은 결과<귀촉도>를 소장하고 있는 곳은 UW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1948년 선문사에서 발간된 <귀촉도>는 첫 시집인<화사집>의 관능의 세계와는 달리 서정주 시인이 20대의 방황을 끝내고 차분한 목소리로 광복과 관련된 시 등을 담아내고 있다.
이 시집에서는 ‘누님’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누님’의 이미지는 ‘국화옆에서’, ‘목화’등의
시에서처럼 격정의 세월을 인내하면서 보내고 한 송이의 꽃을 피우는 것으로 표현된다. 특히 이 시집은
한국적인 한(恨)의 미학을 잘 제시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10월 북소리에서는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서정주 시인을 조명하는 것으로 치러졌다. 올 여름 5권으로 된 서정주 시인 전집을 주도한 문학평론가인 윤재웅 교수(동국대), SBS 전옥란 작가와 미당과 관련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문태준 시인이 강사로 나왔다.
윤 교수는 ‘미당의 시 세계’를, 전 작가는 ‘미당 시 전집 발간에 대해’, 문 시인은 ‘시인이 좋아하는 시인’이란 주제를 통해 서정주 시인의 삶과 작품세계 등을 다뤘다.
윤 교수는 “미당 선생은 70년 가까이 시를 쓴
장수 시인으로 한국인들의 마음과 정서를 가장 품위있게 담있고, 한국인들만이 느끼고 공유하는 독특한 정서와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이 ‘스님으로서 도를 닦은 뒤에 시를 쓴 경지’인 이도득시(以道得詩)에 도달했다면 미당은 ‘시를 통해 도를 터득한 수준’인 이시득도(以詩得道)의 경지에 도달해 우리 일상어를 통한 시를 통해 귀신을 울릴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고 그는 평가했다.
윤 교수는 “미당 선생은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는 예술가의 독창성을 지녀 서정주 시의 조상은
서정주 자신”이라며 “한국의 보물이고 문화재라 할 수 있는
그의 작품과 삶은 20대 방황기 때 쓴 4편의 친일시로 상쇄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옥란 작가는 “미당 선생이 쓴 1,000여편의
시를 모아 올해 5권의 전집을 발간했다”면서 “앞으로는 선생의 자서전, 산문, 세계
방랑기, 시론, 옛이야기,
세계 민화집 등 산문을 정리하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주 시로 문학박사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문태준 시인은 “미당 선생은 현생뿐
아니라 전생까지도 기억하고 있는 시인 같다”면서 “좋은 시란
어떤 사람의 마음, 시선을 바꿔놓는 것인데 미당 선생의 시는 영혼에 대해 자꾸 생각을 하게 함으로써
내 작품 활동에서는 영원히 큰 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