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번호에 따라 ‘상대적 평가’해 개별 식당 판단 힘들어
점수 같아도 우편번호 따라 등급 달라져서 고객들 헷갈려
킹 카운티 보건국이 관내 1만1,000여 식당의 출입문 부위에 붙이고 있는 위생등급 표지가 신뢰할만한 것이 못된다며 일부 전문가들이 반론을
제기했다.
시애틀-킹 카운티 보건국은 4차례에 걸쳐 실시한 요식업소의 위생검사 총점을 이모지 스티커와 함께 식당 외부에 부착해 고객들에게 해당업소의 위생상태를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이 위생등급 표지가 ‘상대적
평가(Grading on a curve)’ 시스템으로 돼 있어 위생검사에서 똑같은 점수를 받은 업소들이
우편번호에 따라 다른 등급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우편번호98003(페더럴웨이)의 식당이 총점 30점을
받고 우편번호 9813(노스 시애틀)의 식당도 30점을 받을 경우 앞의 업소는 ‘우수’ 등급을, 뒤의 업소는 ‘최우수’ 등급을 받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 우편번호 지역 내 모든 식당들 가운데 위반행위 적발건수에 따라 매겨지는
총점이 가장 낮은 업소 50%가 ‘최우수’ 등급을 받고, 40%가 ‘우수’ 등급, 10%가 ‘양호’ 등급을 받게 되므로 우편번호에 구애받지
않고 식당의 위생 상태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애틀 차이나타운-국제구역(ID)의 베트남 식당 업주인 칸반 트랜은 “상대적 평가 시스템이 아니라
개별적 평가 시스템으로 등급을 책정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의 델리식당 주인인 마일스 제임스도 “중학교에서도 30년전에 중단한 상대적 평가 시스템을 정부가 사용하는
것은 매우 멍청한 짓”이라고 비아냥했다.
유명 셰프로 시애틀의
최고급 식당을 여러 개 운영하는 르네이 에릭슨도 “동네별로 식당의 위생상태를 판정하기보다 각 업소별로
청결도와 위생상태를 보여주는 등급제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킹 카운티 보건당국은 지난 2014년
식품안전 운동가 새라 쉑트가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 요식업소 등급제 변경을 주창해 2,000여명의 서명을
확보하자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위생등급제를 마련하고 면밀히 검토한 뒤 2년만에 시행했다.
이 등급제는 4단계로 나뉘어 킹 카운티
전역의 모든 요식업소에 적용될 예정으로 보건당국은 주민들과 업주들의 의견을 계속 수렴해 보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