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빠진 국제 보건 협력 체계 '리더' 노려
코로나 퍼트린 '비호감 국가' 이미지 세탁 의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국제기구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참여하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러브콜에도 묵묵부답이던 중국이 돌연 태도를 바꿔 코백스에 전격 참여키로 했다.
◇ 중국, 돌연 "코백스 참여하겠다"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성명을 통해 "중국은 백신 공급 국제기구 코백스에 공식적으로 합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백스는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모든 국가에 충분하고 공정하게 배분하기 위해 WHO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감염병혁신연합(CEPI)이 운영하는 백신 공급 기구다.
앞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코백스에 중국이 가입하기를 원한다"며 수차례 러브콜을 보냈지만 중국은 이를 외면해었다.
◇ 입장 바꾼 이유는 ? : 중국이 돌연 태도를 바꾼 것에 대해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중국이 전 세계 공중보건 위기 대응 협력 체계에 리더로 자리매김 하려는 속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WHO는 코로나19 사태에 중국 편만 들고 있다"며 코백스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미국이 빠지며 발생한 국제 보건 협력 체계의 리더십 공백을 중국이 메우겠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자신들이 코백스를 이끌어 갈 것을 암시했다. 화 대변인은 성명에서 "중국은 코로나19 백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생산능력이 풍부하다"며 "중국은 코백스 계획을 뒷받침하는 최대 경제국이 됐다"고 강조했다.
◇ '비호감 국가' 벗어나기 위한 노력 : 일각에서는 '이미지 세탁용'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이후, 중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국제사회에 들끓자 중국이 이를 의식해 코백스 참여를 선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실제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호감 국가'로 등극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6일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한국·독일 등 14개 주요 국가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이번 조사에서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73%로 긍정적 평가(24%)를 압도했다. 이를 의식한 중국이 '백신 공평 분배'에 참여해 비난을 잠재우고 이미지 반전을 노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전했다.전문가들은 중국이 '백신 민족주의'를 선언하고 코백스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중국은 백신 개발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세계의 인심을 잃을 것이라며 중국은 돈보다 평판을 택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