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거니언지 사설, 약혼녀
비리 들어 공개 사퇴촉구
본인은 “절대 사임
않겠다” 맞서
오리건주 최대 일간지 ‘오리거니언’이 약혼녀의 여러가지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킨 존 키츠하버 주자사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서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오리거니언은 4일자 사설을 통해 지난달 30일 키츠하버 주지사가 자신과 약혼녀 실비아 헤이스의 행동을 옹호하기 위해 연 기자회견이 최악이었다고 지적하고
“더 추한모습이 드러나겠지만 이미 현재로서도 키츠하버는 주지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뢰를 잃어버렸음이 확실해졌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 동안 알려진 헤이스의 위장결혼 전력은 물론 주지사와의 관계를 이용해 취한 부당이득 등의 의혹
외에 오리거니언은 최근 그녀가 워싱턴 DC의 청정경제개발센터(Clean
Economy Development Center)로부터 11만8,000 달러를 받고도 소득신고를 누락했다고 보도했다.
오리거니언은 이어 지난 2010년 헤이스의 업체가 운영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키츠하버 주지사의 선거참모가 상당한 도움을 줬으며 또 다른 선거참모는 헤이스가 농촌개발사업부에서 직책을 맡을 수 있도록 개입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후 두 선거참모는 키츠하버 주지사 행정부에서 직책을 맡은 반면에 주지사의 수석 공보관은 직원회의에서 헤이스를 비판한 뒤 3일만에 해고됐음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오리거니언은 헤이스가 ‘실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고 지적하고 만약 키츠하버 주지사가 헌법을 준수하기 원한다면 사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리거니언은 작년 중간선거 당시 키츠하버의 재선을 전적으로 지지했던 언론사라는 점에서 이번 사퇴
촉구가 더욱 주목된다. 다른 시민단체들도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잇달아 내놓는 등 ‘압박 수위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향후 정국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주의회가 개원한지 불과 이틀 만에 돌발악재가 터져나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중립적 입장을 표명하고 “주요 현안을 다루는데 집중해달라”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당 분위기는 뒤숭숭하기만 하다.
키츠하버 주지사는 오리거니언으로부터 사퇴 촉구를 받은 날 “나는 오리건 주민들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도록 선출됐고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해나갈 것이며“절대 사퇴하지 않겠다” 등의 발언을 했지만 이후 여론을 의식한 듯 언론과의 접촉을 일체 피하고
있다.
오리건주 건강보험 ‘커버오리건’의 실패 뒤 또다시 약혼녀와 관련된 의혹들로 언론과 주민들로부터 집단 질타를 받는 키츠하버 주지사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어야 할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