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10%가 의료보험이 없을 정도로 의료체계가 허술한 미국. 그 미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 상륙했다. 미국의 피해가 이탈리아 수준까지 갈까?
전문가들의 답은 “Yes”다. 미국은 의료 체계가 미비하고 노숙자가 많은 점 등으로 이탈리아같이 큰 피해가 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기승을 부리는 미국 독감과 겹쳐 엄청난 인명피해가 날 수 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 미국 독감과 겹쳐 ‘설상가상’ : 최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은 미국 하원의 코로나 청문회에 출석, 미국에서 독감으로 인해 숨진 사망자 중 일부는 코로나19에 의해 사망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고 시인했다.
올해 미국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1만8000명 정도로 추산된다.레드필드 국장은 지난 11일 미국 하원이 연 코로나 청문회에서 "미국 독감 사망자 일부가 오진되어 실은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일 수 있느냐"는 할리 러우다 의원의 질문에 "그런 경우가 발견됐다"고 시인했다.CDC는 2019년 10월부터 올해 2월말까지 미국 내에서 4500만 건의 계절성 독감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사망자가 1만8000명에서 4만6000명 사이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겹쳐 인명피해가 크게 늘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노숙자 56만 명 : 노숙자도 큰 문제다. 지난 10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내 50만 명 이상의 노숙자들이 코로나19에 걸려 죽을 위험이 높다"고 보도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 등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길거리에 56만 명 이상의 노숙자가 있다.NYT는 "이들은 비좁은 노숙자 쉼터에 머무르고, 물품들을 공유하며, 잘 씻지 않아 바이러스성 질병에 걸리기 쉽다. 이들은 코로나19에 두 배로 취약하다"고 보도했다. 또 노숙자의 30% 정도는 근본적으로 폐 질환을 앓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의료보험 없는 사람 인구의 10% : 미국의 비싼 의료비 역시 미국이 코로나19에 취약한 이유로 꼽힌다.영국 BBC는 지난 14일 "미국 인구 3억2720만 명 중 건강보험 미가입자는 27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수천만 명이 병원도 찾지 못한 채 죽어갈 수 있다"며 미국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미국에서는 건강보험이 없으면 의사와 단 몇 분 동안 상담하는 데만 수백 달러(수십만 원)를 내야 한다.3살 때 부모님을 따라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민 왔다는 세바스찬은 BBC에 "나는 성인이 된 이후 항상 손을 씻는 것에 집착해 왔다. 나같은 사람은 병이 나면 의사를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본 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에선 의료보험을 민간회사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진찰비가 상당하다. 의심 증상이 있어도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고용주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고용법 : 간호사는 코로나19 환자와 가장 가까이 있어 감염 위험이 가장 높은 직업군 중 하나다. 그러나 유급 병가를 받지 못한다. 미국에선 유급 병가가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BBC는 "코로나19는 여러 국가들을 휩쓸면서 나라별로 각기 다른 결함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중국은 정보의 은폐가 바이러스를 확산시켰지만 미국에서는 사람을 차별하는 의료체계가 병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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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현재 이탈리아의 확진자는 4만1035명, 사망자는 3405명이다. 특히 사망자는 중국(3248명)을 제쳤다. 이에 비해 20일 현재 미국은 확진자가 1만1300명, 사망자가 171명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