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조스 전 CEO 주주들에게 공개편지 보내
“첫날 정신의 핵심은 고객중심사고”
지난 3일자로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물려주고
이사회 의장으로 남은 세계 최고 온라인소매업체인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의 성공비결은 바로 ‘첫날(Day1)정신’임을 강조했다.
베조스는 13일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공개 편지에서 “나는
지난 20년 동안 오늘이 아마존의 ‘첫날(Day1)’이라고
말해왔다. 언제나처럼 1997년에 썼던 편지를 첨부한다. 오늘도 아마존의 첫날이다”고 썼다.
베조스는 1997년 5월 아마존 주식 상장 때 주주들에게
보낸 첫 편지에서 “우린 아직도 역사의 첫날에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치열하게 계속해서 고객에게 집중할 것이며 모든 전략을 장기적으로 바라본다”고 강조했었다.
그가 20년간 한결같이 강조해온 ‘첫날 정신’은 매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도전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스타트업 정신이 300달러 자본금으로 시애틀에서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했던 아마존이 온라인 유통, 클라우드 컴퓨팅(서버
임대 서비스), 드론 무인 택배, 인공지능(AI), 우주 개발 등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주식 시가총액이 무려4,276억 달러에 딜하는 ‘아마존 제국’을 건설하는 정신적 기틀이 됐다는 의미이다.
베조스는 첫날 정신의 핵심 요소로 ▲고객 중심 사고 ▲당연하다고 믿는 것에 대한 의심 ▲외부 트렌드 수용 ▲신속한 의사결정 등 4가지 원칙을 꼽았다.
그는 “초심을 잃는 둘째 날(Day2)이 되는 순간 조직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한다”고 경고하면서
“인공지능 음성비서 ‘알렉사’와 무인편의점인 ‘아마존 고(Go)’처럼 시대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시도를
성공시킨 비결은 첫날 정신에 있다”고 말했다.
베조스는 “고객은 아름답고 놀랍게도 언제나 불만을 제기하는 존재”라면서 “고객을 만족시키려는 생각이 발명을 이끈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존의 프라임 멤버십을 예로 들며 “고객은 끊임없이 더 좋은 것을 원하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모른다”면서
“프라임 서비스 역시 어떤 고객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큰 성공을 거둔 서비스”라고 말했다.
베조스는 “회사 규모가 커지더라도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스타트업 정신’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빠른 의사 결정을 강조하며 “정보의 70%만 주어져도 과감하게 시도하라. 정보가 90%가 될 때까지 기다리면 이미 늦다”고도 말했다.
베조스는 편지와 함께 지난해 연봉도 공개했다. 좋은 실적을 낸 부서에는 화끈한 보상이 주어졌다. 연봉 1등은 최고경영자인 자신이 아니라 아마존의 웹 클라우드 서비스(AWS) 부문 CEO인 앤디 제시 수석 부사장으로 3,560만달러를 받았다. 2등은 전세계 고객담당 CEO인 제크 윌크로 3,000만달러를 받았다.
베조스 본인은 기본 연봉 8만1,840달러를
포함해 모두 168만달러를 받았다. 베조스는 재산이 756억달러로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에 이어 세계 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