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목사(루터교 은퇴/미주 크리스천 문인협회원)
하나님의 뜻에 대한 바른 이해
‘뜻’이란 히브리어로 ‘Chaphets(차페스)’라 하는데 ‘무엇을 하려고 속으로 굳게 굳혀진 마음’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To Wish’에 해당하며 ‘한 사람의 마음속 의중(意中)’이라 할 수 있다. 헬라어로는
‘θἑλημα(델레마)’라 하는데 ‘바라고
있다’, ‘하기를 좋아한다’는 뜻을 지닌 동사 ‘θἑλω(델로)’에서 왔다. 영어
‘Desire’나 ‘Willing’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뜻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해답은 ‘묶다’, ‘구속하다’의
뜻을 지닌 히브리어 ‘Jar(자르)’란 낱말에서 보여주듯
‘우리에게 강하게 압박해오는 원수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성경 66권의 주제는 우리가 죄인임을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죽은 자를 살리는
것으로 일관돼 있다. 이는 태어남도 죽음을 전제로 하는데 죽음이란 원수는 저 멀리 떨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문 앞에서 기다린다고 했을 뿐 아니라(시편 56:2) 그
원수와 나 사이의 거리도 한 걸음뿐이라 했다(사무엘상 20:3).
이사야 선지자는 흑암에 처해있는 우리를 그 함정에서 끄집어냈다고 했고(이사야 41:7) 아모스 선지자는 우리를 불붙는 가운데서 뽑힘을 당한 자라고 했다(아모스 4:11).
이처럼 뽑힘을 당한 자가 ‘구별된 사람’인데 지구상에는 ‘뽑힘을 당한 사람’과
‘뽑힘을 당하지 않은 사람’으로 크게 구별된다. 이 두 부류 사람들의 다른 점은 구별된 사람, 즉 성도들은 인생
길이 자기에게 있지 아니하니 걸음을 지도함이 걷는 자에게 있지 아니함을(예레미야 10:23) 믿는 사람들임을 말한다.
찬송가 202장 가사대로 ‘죄에서 자유를 얻게 함이 예수의 피가 보배로운 피가 되는 것’은 성경이
죽었던 우리를 살리는 책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책 가운데 피가 들어있는 책은 성경밖에 없는데 성경이
다른 책과 구별된 책이기에 그렇다.
‘성경(聖經)’이란 낱말 뜻도 한문으로는 ‘거룩 성(聖)’과 ‘책 경(經)’자의 복합명사로 돼있는데 이것도 ‘거룩’이란 헬라어 ‘ἅγιος(하기오스)’로
‘구별된다’는 뜻을 갖고 있다.
시편 107:14절에서는 ‘흑암과 사망의 그늘에서
인도하여 내시고 그 얽은 줄을 끊으셨다’고 했고, 시편 116:8절은 ‘주께서 내 영혼을 사망에서, 내 눈을 눈물에서, 내 발을 넘어짐에서 건지셨다’고, 이사야 49:9절은
‘내가 잡혀 있는 자에게 이르기를 나오라 하며 흑암에 있는 자에게 나타나라 하리라’고 했다.
성경에서의 흑암은 항상 죽음을 의미하고 있기에 골로새서 1:13절에는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다’고 했다.
일평생을 어두운 데서 먹으며 번뇌와 병과 분노에 쌓여 있는(전도서 5:17) 우리를 그 누구도 흑암(죽음)의 권세에서 벗어나게 해주지 못했지만 오직 주님만이 건져주셨다.
그러기에 찬송가 구절처럼 ‘원수를 다 이기고 무덤에서 살아 나셨네’란 가사 그대로 무덤에서 살아나심이
죄와 허물로 죽었던 우리를 위함인 만큼 이제는 우리가 죽은 자가 아님을 알고 그 입은 은혜를 감사하며 채무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고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며 살아갈 뿐 아니라(고린도전서 13:5-7) 참되고 경건하며, 옳고 정결하며, 덕스럽고 칭찬할만한 것들을 마음 속에 품고 살아가는 성도가 돼야 한다.
이
같은 성도들이 되기 위해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항상 함께하시어 내가 항상 그의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