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횡포로 델리 폐업한 방성규씨 2월1일 오픈 예정
식당 이름은 ‘비빔밥 킹(Bibimbap King)’
76층으로 시애틀 최고층 빌딩인 컬럼비아 센터에 한식 대표메뉴인
비빔밥 전문 식당이 들어선다.
이 식당업주는 다운타운의 유명 델리점인 ‘오리지널 델리’를 운영하다 문을 닫아야 했던 방성규(58)씨와 방은영(54)씨 부부이다.
방씨 부부(사진)는 “오는 2월1일 오픈을 목표로 현재 컬럼비아 센터에서 비빔밥 전문 식당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다”면서 “식당 이름은 ‘비빔밥 킹’(Bibimbap King)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방씨 부부가 시애틀을 상징하는 컬럼비아 센터에, 한국을 상징하는
‘비빔밥’을 메뉴로 하는 식당을 열게 된 배경에는 한인 이민자의
고통과 애로와 함께 주류사회에서 당당히 자리잡은 한인 2세들의 영향력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있다.
1985년 미국으로 이민 온 방씨는 7년 전 은행대출을 받아 시애틀 다운타운 1가와 2가 사이 매리언 St의
22층짜리 익스체인지 빌딩 1층에 자리 잡은 ‘오리지널 델리’를 20만8,000달러에 구입해 부인과 함께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일하며 운영해왔다.
이 같은 피나는 노력으로 델리점은 다운타운에서 유명세를 탔고 방씨 부부는‘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 꿈은 지난해 가을 이
빌딩을 대형 부동산 회사인 비콘 캐피털 파트너스가 구입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건물의 새 주인은 지난 1월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하겠다며
방씨 부부에게 2월7일까지 비워달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건물주는 방씨가 2015년 가을까지 리스계약이
돼있지만 필요할 경우 30일 전에 퇴거통보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내세웠다.
방씨는 불황으로 장사가 안돼 월 5,300달러의 렌트를 감당할 수 없어 2~3년
전 렌트를 4,000달러 수준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계약서에 이 같은 불합리한 규정이 들어있는지
모른 상태에서 사인한 것이 빌미가 됐다.
방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한미연합회 워싱턴주 지부(KAC-WA)는
시애틀지역 King-5 방송국의 한인 멜리사 한 기자에게 이를 보도하도록 요청했고
워싱턴대학(UW) 로스쿨에 재학중인 이승영 회장과 서영민∙이준우∙앤젤리 정 등 변호사들이 주축이 돼 건물주인 비콘 캐피털측과 담판에 나섰다. 시애틀지역
한인 언론들도 대대적인 보도를 통해 건물주를 압박했다.
결국 건물주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갑질’의 횡포라는 비난여론을 피하기 위해 비콘 캐피털 소유의 컬럼비아
센터에 방씨가 새 음식점을 열도록 합의했다. 초기 렌트 면제, 공사비
일부 부담 등의 파격적인 조건까지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씨 부부는 “컬럼비아 센터에는 상주인력만 4,000명에 달하고 하루 유동인구가 1만명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큰 데 비빔밥이라는 새로운 메뉴로 도전하는 만큼 과연 장사가 잘될지 걱정이 되지만 잘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방씨와 함께 폐업 위기에 놓였던 한인 폴라 김씨의 선물 가게점 ‘구디
박스’는 개보수 작업을 끝내고 지난 10월말 같은 장소에
다시 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