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하 목사(오리건 벧엘장로교회 담임)
자녀의 시든 영혼에 시원한 물을
더운 여름철이지만 자녀들의 영적 성숙을 위해 방학기간 성경학교(Vacation Bible School)를 여는 교회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어린이 보다는 어른들을 위해 사역방향을 정하고 재정을 지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자녀들의 영혼에 관심을 가진 교회들은 건강한 열정을
가진 교회들입니다.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어른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그 첫번째 이유는 어린이들의 높은 복음 수용성입니다. 어린이 선교단체의 통계에 따르면 아이들에게 전도하면 85%가 예수님을
영접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많은 연령은 현격하게 떨어져서 18-30세에게
복음을 전하면 10%, 그리고 31-80세까지는 5%만 예수님을 영접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아이들은 어른보다 복음을
위해 살 수 있는 기간이 훨씬 길다는 것입니다.
DL무디 목사님이 목회하기 전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전도 컨퍼런스에 참가해 낮에는 거리에 나가 전도하고 밤에는 전도한 결과를 보고하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사회자가 오늘 몇 명에게 전도했냐고 묻자 무디는 "두 사람
반을 전도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무슨 뜻인지 몰라 의아해하던 사회자는 의미를 달았다는 듯이 "아! 선생님께서는 어른 두 명과 어린이 한 명을 전도하셨군요"라고 응수했다.
하지만 무디는 빙그레 웃으며 "아닙니다. 사회자님은 지금 거꾸로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두 사람 반을 전도했다는 것은 어린이 두 명과 어른 한 명을 전도했다는 말입니다. 어른은 이미 반 생을 살았기 때문에 이제 남은 것은 반입니다. 하지만
어린이는 한 일생이 남은 것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무디 선생님의 시각이 옳습니다.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할 심지가 더 많이 남은 초와 같습니다.
따라서 자녀들의 이 같은 잠재력을 안다면 그들의 영혼 구원과 그들이 예수님과 동행하는 성숙한 제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미국에 사는 한인자녀들은 정체성 혼란으로 부모가 미처
생각할 수 없는 아픔을 겪기도 합니다. 이민자의 자녀로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성장한 2세들은 어린 시절에는 자신이 미국인인줄 착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치
겉은 노랗고 속이 하얀 바나나 트윈키 같이 겉은 황색 피부이지만 속은 하얀 미국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성장과정에서 자신을 미국인으로만 인정하지 않는 따가운 사회의 시선을 인식하면서 '나는 미국인인가? 한국인인가? 두 사회 중 어느 쪽도 완전히 동화될 수 없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정체성의 혼동을 겪습니다.
이같은 내면의
갈등은 종류는 다르지만 부모를 따라 중간에 이민 온 1.5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FOB(Fresh Off the Boat)라고 불리는 1.5세들도
낯선 미국 땅에서 어려운 성장기를 보냅니다.
아무리 원어민처럼 영어를 향상시키려고 노력하지만 완벽해지기는
어렵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대와 현실이 다른 괴리감 속에 큰 슬픔과 불안과 열등감에 시달리면서 성장합니다.
이처럼 미국의 다문화 환경 속에서 복잡한 내면 상태를 갖고
성장하는 우리 자녀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복음 안에서 분명한 자기 정체성과 자존감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미국에 버려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 속에 뿌려진 것이다"는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갖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십자가에서
나를 구원하신 예수님 안에 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고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지도해야 합니다. 여름성경학교나 가족 여행은 이런 확신과 비전을 심어주기에 좋은 시간입니다.
평상시
자녀들과 나누지 못한 속 깊은 대화를 나눌 때 자녀들의 시든 영혼에 시원한 단비가 내리게 되고 그들이 싱그럽게 다시 피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