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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02 07:56

[신년 수필-이성수] 뽕나무 이야기

이성수 수필가(서북미 문인협회 회원)

뽕나무 이야기

그리스 신화에 뽕나무에 관련된 슬픈 이야기가 있다.

‘비발로니아’(현재 이라크)라는 곳에 사는 최고의 미남 ‘피라모스’라는 청년과 옆집에 사는 예쁜 처녀 ‘티스베’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그런데 양가 집 부모는 서로 원수지간이라 그들의 사랑을 반대하였다.

둘의 집은 벽 하나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밤만 되면 몰래 벽 틈으로 사랑을 속삭이었다. 그런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둘 사이를 갈라 놓으려 했다. 그러자 둘은 도망을 해서 결혼해 살자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흰 뽕나무 밭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다. 약속한 그 날에 티스베는 도망을 치는데 저 멀리 사자 한 마리가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놀라서 근처 바위 밑에 숨어 버렸다. 그 때 쓰고 있던 베일이 벗겨졌다. 사자는 그 베일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입에 피가 묻어있는 사자는 옹달샘으로 달려가 물을 먹고 또 달려갔다.

뒤늦게 뽕나무 밭에 도착한 피라모스는 사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입에 피가 묻은 사자가 티스베의 베일을 물고 가는 것을 보고 티스베가 사자한테 잡아 먹혔다고 생각하고 자기 잘못으로 죽은 티스베의 곁으로 가기 위해 칼로 자결하였다.

간신히 티스베가 흰 뽕나무 밭에 도착했을 때는 피라모스는 다 죽어가고 있었다. 티스베는 얼른 사랑하는 피라모스를 안고 “어서 눈을 떠 봐요“하자 눈을 떴다. 피라모스는 ”부디 행복하게 살아요!” 라고 말하고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티스베는 “나 때문에 죽었다"고 울부짖으며 그 칼로 자살했다. 참 슬픈 이야기이다.

이 장면을 본 신(神)들도 슬퍼서 흰 뽕나무를 푸른 뽕나무로 바뀌게 하고 오디도 빨갛게 물들게 하였다. 이 신화로 영국의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란 작품을 썼다. 누에가 뽕잎을 먹고 실크를 만들어 내는 신비한 뽕나무에 이런 슬픈 이야기가 있다니 숙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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