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주년 기념행사에 한인, 주류사회 인사 200여명 성황
조수현, 김미현, 이영미, 박영준씨 등에 대통령자원봉사상도
가난하고 힘없는 한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버팀목이 돼온 한인생활상담소(소장 김주미)가 지난 3일 밤 개최한 ‘후원의 밤’행사는 한인단체를 벗어나 어엿한 주류사회 일원으로 성장했음을 확인해주는 자리였다.
올해 창립 35주년을 맞은 상담소의 후원 행사는 역사상 처음으로 영어로 진행됐으며 시애틀 지역 Q13-TV의 하나 김 앵커가 사회를 맡았다. 전체 참가자 200여명 중 거의 절반이 주류사회 인사들이었다.
중국계인 킹 카운티 공공보건국의 마거리트 로 박사가 기조연설자로 나와 한인생활상담소의 뛰어난 활동을 칭찬했고, 시애틀시 이민난민국의 쿠 부 국장이 축사를 통해 “이민자들이 주류사회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적극 활동해야 하고, 특히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담소가 주류사회 일원으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워싱턴대학(UW) 출신으로 한국어와 영어가 완벽한 1.5세 김주미 소장이 부임한 뒤 3년간 주류사회에 꾸준히 진출하며 그랜트와 프로그램 등을 따온 결과이다.
예년처럼 한인 이사진이 가장 많은 액수를 기부했지만 주류사회 인사들도 경매 등을 통해 모금에 동참, 상담소는 이날 5만1,295달러를 모으는 성과를 냈다. 김 소장의 형제와 부모들도 고급 와인과 김치 등을 경매 물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김 소장은 “3년 전 소장으로 부임했을 당시 열정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상담소가 더 큰 꿈을 키우기 위해 주류사회에 노크를 했던 것이 서서히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류사회 비영리단체들처럼 푸드뱅크 등 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은 갖췄지만 자체 건물이 없어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소장은 5~10년 장기계획을 세워 ‘한인 커뮤니티 빌딩 센터’를 마련하는 꿈도 꾸고 있다며 후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상담소는 한인 이민자들이 크게 늘어난 시기인 지난 1983년 문을 열었다. 박귀희ㆍ윤승자 전 소장들이 초기에 이끌었고, 이진경 소장이 떠나면서 재정적 위기로 1년반 동안 문을 닫았지만 이를 일으켜 세워 자원봉사ㆍ소장ㆍ이사장을 역임한 윤부원 전 소장이 재기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어 김 소장이 도약의 꿈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김길수 이사장, 곽종세ㆍ곽정용ㆍ이수잔ㆍ신경림ㆍ이승용ㆍ크리스티나 이ㆍ박명래ㆍ장용석씨 등이 이사를 맡아 후원하고 있다.
김 소장은 지난 1년간 506시간의 자원봉사를기록한 조수현씨에게 금메달, 이명미씨에게 은메달, 김미현ㆍ박영준ㆍ송영민ㆍ오석연씨에게동메달 등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을 시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