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저희 판사들에게 한 표를 찍어주세요”
정상기 판사 주선으로 한인 언론사 기자간담회
다음달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워싱턴주 대법관 2명을
비롯한 현직 판사 5명이 한인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대법관 매리 유(Mary Yu) 및 찰리 위긴스(Charlie Wiggins), 킹 카운티법원의 한인 지명희(영어명
매리안 스피어맨 Mariane Spearman)판사 및 헬렌 핼퍼트(Helen Halpert 판사는 19일 코앰TV 공개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직 판사는 이미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은 만큼 이번 선거에서 한인 유권자들도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바바라 메드슨(Barbara Madsen) 대법원장은 정상기 킹 카운티 판사를 통해 지지를
함께 호소했다.
워싱턴주 최고헌법기관인 대법원의 대법관 3명을 포함한 현직 판사들이 한인사회를 상대로 별도 자리를
마련해 지지를 당부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이날 간담회를 주선한 정 판사 등 킹 카운티 법원에만 한인
판사가 3명이나 되는 등 법조계에서 한인 파워가 늘어난데다 주류사회가 워싱턴주 한인사회에 손길을 내밀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는 반증이다.
통상적으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상대를 가리지 않고 지지를 당부하는
것은 관례이지만 사실상 선거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현직 판사들이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나선 것도 이례적이다.
워싱턴주 대법원의 대법관 9명은 임기가 6년이다. 2년마다 3명씩 재선하는데 올해 출마한 대법관 3명은 모두 경쟁 후보가 있다. 제이 인슬리 주지사에 의해 2년 전 임명된 매리 유 대법관은 아버지가 중국계인 최초의 아시안 대법관이다.
그녀는 한인사회를 포함한 소수민족 등 약자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으며 이번 선거에서 시애틀타임스를 비롯한 100여 기관, 단체 및 판사 등으로부터 ‘지지(endorse)를 받아냈다. 그녀의
후임으로 정 판사가 임명됐다.
오랫동안 법조계에 몸담아 온 위긴스 대법관은 6년 전 당선됐으며 아시안, 라틴계 등 소수민족 문제 및 워싱턴주 최대 이슈인 교육문제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주내 초중고교 교육예산을 주 정부가 의무적으로
투입하도록 판결한 ‘맥클리어리 판결’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2년 대법관이 된 뒤 지난 2009년 만장일치로 대법원장으로 선출된 메드슨도 각급 법원 판사 등으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전체 판사 수가 53명으로 전국적으로 10위권에 드는
큰 킹 카운티 법원에선 현재 지 판사와 핼퍼트 판사 등 두 현직 판사가 경쟁 후보와 맞붙는다. 이들
라이벌은 경력 등을 인정받아 출마했다기 보다는 법원판결에 불만을 품은 변호사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2세인 지 판사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1981년 로스쿨 진학을
위해 시애틀에 온 뒤 현재까지 살고 있으니 시애틀 한인이 됐다”고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국에서 2명의 자녀를 입양했다는 핼퍼트 판사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한 뒤 "이미 미국 사회에서도 경력 등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며 한 표를 호소했다.
정상기 판사는 이번에 출마한 현직 판사 5명을 모두 ‘엔도스’했다면서 “이 분들은 다른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판사의 길을 쭉 걸어왔으며 나 자신의 멘토인 만큼 잘 판단하셔서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