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영 화가(S미술학원 원장)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작품들을 제대로 관람하려면 일주일도 모자랄 수 있습니다.
<그랑 오달리스크>, <가나의 결혼식>, <승리의 여신상>, <나폴레옹의 대관식>, <비너스상>, <노예상>, <클로버에이스를 가지고 있는 사기꾼>, <다윗왕의 편지를 든 밧세바>, <천사에 둘러 싸인 옥자 위의 성모자> 등 시대를 총라한 여러 작가들의 대표적인 작품들만 뽑아도 끝없이 나열되어집니다.
그 중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루브르 박물관을 찾는 이유는 아마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를 보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실로 직접 박물관에 가서도 가까이 가기에 너무 힘든 작품이 바로 <모나리자> 입니다.
작품 속 그녀의 미소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여러가지 추측을 비롯해서 작품 속의 실제 모델이 누구인지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희미하게 미소짓고 있는 여인을 그린 초상으로, 엷은 안개가 덮인 듯한 효과를 주고 있는 '스푸마토'(sfumato) 기법을 사용한 그림이며, 구도는 당시에 가장 기본적인 초상화 구도였던 피라미드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나리자> 1503~1505년
‘영혼의 미술관’ 의 저자인 알롱드 보통에 의하면, “우리가 모나리자의 얼굴을 좋아하는 이유는 광대한 경험과 평온함을 합쳐놓은 듯한 인상을 주는 데 있다. 다른 사람들의 온자의 외성과 내면의 동력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들에게 애정을 품을 수 있는 인간이 여기 있다는 느낌. 바로 그런 태도를 우리는 이성적인 연인이나 친구에게서 발견하기를 갈망한다. 우리의 모든 비밀과 어둠과 함께 우리가 진정 어떤 존재인지 알면서도 여전히 우리를 부드럽고 너그러이 대해주는 사람을.” 이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작가들이 헤아릴 수 없는 초상화들을 역사 속에서 완성해왔습니다. 더군다나 억지로 화를 내는 모습이기 보다는 편안한 표정의 여인들을 담은 초상화도 많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유독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찬사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각박한 삶 속에서 전해 받을 수 있는 미소… 나를 바라보며 웃어주고 있는 미소가 아주 시끄럽지도 않지만 또 너무 경직되지도 않았다는 이유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숨기고 싶은 수치심과 허점까지도 감싸줄 수 있을 거 같은 넓은 포용력과 너그러움을 전해주는 작품 속의 미소이기 때문에 수세기에 거쳐 셀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켜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또 사랑받길 갈구하며 살아갑니다. 마음 한 구석을 녹일 수 있는 감정의 소통을 갈구하고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모습을 반영해주는 역설적인 작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작품 속 이 여인은 수세기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공감과 영감을 나누었을까요… 단지 작품 속에 담겨진 온화한 미소로 끝나는 감동이 아닌, 관심과 용납이라는 잠재된 뉘앙스를 무한정 퍼부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잔잔한 여운을 느낍니다.
**필자인 S미술학원 권선영 원장은 한국 홍대 미대와 뉴욕 RIT 미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파리등 유럽 생활을 통한 문화 경험은 물론 15년 이상 미국 내 학생 미술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각양각색인 입시 자료나 시시각각 변하는 현 작가들의 작품경향 등에 대한 풍부한 정보력을 기반으로 깨어있는 시각을 통한 미술교육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레이크우드, 벨뷰 스튜디오에서 각 학생의 지원대학에 맞는 포트폴리오 작품을 분석하고 입시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문의: 253-304-5903/ studios.artcla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