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희귀 불화, 도난 반세기만에 한국으로 반환
소유주 마티엘리씨, 2일 기증 문서에 서명
오리건주 포틀랜드 미술박물관에 기탁됐던 한국의 도난 문화재 ‘송광사
오불도’가 이번 주말 원래 소장됐던 송광사로 돌아간다.
반환에 앞서 지난 2일
오후 3시 포틀랜드 미술박물관 건물 4층의 이사회 실에서 현
소유자인 포틀랜드의 로버트 마티엘리(86)씨가 ‘송광사 오불도’를 반환화는 문서에 서명했다.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문덕호 시애틀 총영사와 브라이언 페리소 박물관장 및 200여명의 한미 지역사회
예술인들이 참석했다.
‘송광사
오불도’ 반환은 본국 문화재청과 대한불교 조계종의 협력을 통해 지난해3월 미국 경매에 출품된 도난 불화인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을 환수환 이후 두 번째 불교 문화재 반환의 성공사례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포틀랜드 박물관은 ‘송광사 오불도’를 마티엘리씨로부터 2014년 기증 받았는데 그의 뜻에 따라 50여년만에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오불도’는 ‘오십삼불도’ 중의 하나다. 오십삼불도는 ‘관악 왕약상의 보살경’을 근본경전으로 하여 조성한 불화로 송광사를 비롯한 일부 사찰에만 전하는
세계적으로 귀중한 불화다.
송광사 불조전에 소장된 오십삼불도(1725년 제작)는 ‘칠불도’ 1폭, ‘구불도’ 2폭, ‘십삼불도’ 2폭, ‘오불도’ 2폭
등 모두 7폭으로 구성돼 있다.
기증자인 마티엘리씨는1960년대부터 1980년까지 30여년간 서울에서
화가, 조각가, 도예가, 미술교사
등으로 활동했으며 1970년초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한 골동품점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찢기고 구겨진 오불도를 처음 발견하여 10달러에 구입한 후 보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포틀랜드 미술박물관에서는 지난9월3일부터 12월4일가지 특별전을 갖고 3일 오후1시부터4시까지 박물관 휘셀 강당에서 ‘송광사 오불도’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에는 한국불교 전문학자인 로버트 버스웰 박사(UCLA)가 ‘한국 불교 전통에서 송광사가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에 대해 강연했으며 캔사스대학교의 마야 스틸러
교수도 ‘오불도와 한국의 불교의식’이라는 주제로 삶과 죽음에 대한 참회를 강연했다.
한편, 문 총영사는 4일 저녁 박물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10만점 가량의 한국 문화재가
도난 당한 가운데 이번 미국인의 ‘오불도’ 반환은 좋은 선례가 되었다”며 반겼다.
문 총영사는 “한미 협력관계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유지에 가장
중요하며 한국은 미국을 절대적으로 사랑한다”고 강조하고 평화봉사단과 홀트복지기관에도 거듭 감사를 표했다.
‘오불도’를 환수하기 위해 포틀랜드에 온 전 송광사 주지 효봉스님은 “고아를 길러서 본래의 가정으로 돌려보낸 것과 같은 따뜻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오래오래 전해지기 바란다.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을 추구하는 불타의 정신을 되새기자”고 덧붙였다.
대한불교 조계종과 송광사는 이날 마티엘리 부부에게 감사패를 증정하고 내년 상반기에 거행될 ‘오불도’ 봉안식에 이들 부부와 포틀랜드 박물관 관계자를 초청, 반환노력에 대한 감사를 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