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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3-24 02:31
美 의사들 이중고, 오락가락 정책 + 의료장비 부족
의료진이 쓸 마스크도 부족한 상황 의료장비 부족에도 진찰 강권, 사지로 몰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에 대한 미국 정부 지침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어 의료진들이 현장에서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뉴스1 취재 결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이 몇 시간마다 바뀌고 있는(change every few hours) 데다, CDC와 국제보건기구(WHO), 현장 지침이 제각각이라 병원 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과 시애틀에서 근무 중인 복수의 의료진에 따르면 전날 진단 키트가 부족해 코로나19 검사를 중단했는데, 같은 날 상급기관에서 외래병동에서 인플루엔자와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을 검사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이를 두고 진단키트 부족 등 현장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의료진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는 "우리에게 지침을 내려야 할 리더십(정부)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현장은 말그대로 카오스"라고 전했다. 의료진들의 가장 큰 불만은 CDC가 이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CDC는 지난 7일부터 가이드라인을 완화해 코로나19에 노출된 의사라도,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감염자와 짧게 접촉했으면 자가격리 없이 정상근무하도록 했다.
이전까지는 환자와 접촉 후 증상이 없더라도 14일동안 자택에서 격리됐으나 의료진 부족 때문에 감염 위험자도 근무하도록 방침을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보건 전문가는 "CDC는 당초 에어로졸(공기에 떠다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 감염 가능성을 인정했었다. 그러다가 의료진이 부족해지자 관련 규정을 완화해 의사들을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CDC는 수술용이나 N95 마스크가 없더라도 손수건이나 스카프로 가리고 진료를 보도록 했다.
CDC는 관련 지침(Strategies for Optimizing the Supply of Facemasks)에서 현 상황을 마스크 재고가 심각하게 부족한 '위기 수용 전략'을 써야할 시점으로 규정하고, 의료진 마스크 사용을 하루 한 개로 제한했다.
WHO 권고대로라면, 의료진은 의심 환자들과의 접촉으로 명백한 오염이 위험이 있는 상황에선 마스크를 8시간 이상 착용해선 안 된다.
문제는 의료진 감염이 속출하면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의료 인력이 없어 중증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커지고, 의사들이 감염자가 아닌 사람들과 접촉해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의 지침이 향후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수천명씩 폭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