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목사(루터교 은퇴/미주 크리스천 문인협회원)
거울은 거짓말을 안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을 들여다 보게 된다. 수세식 화장실이 생겨나기 전에는 그러지 않았지만
요즘은 거울을 안 볼래야 안볼 수가 없다. 들어가기만 하면 어느 화장실에나 마주치게 되는 것이 거울이기
때문이다.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이 먼저 나를 쳐다본다.
이렇듯 현대 삶 속에서 우리는 거울과 너무나도 밀착(密着)돼
있다. 이처럼 거울과 밀착될 수 밖에 없는 것은 바로 거울이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거울이 거짓말을 한다면 어떻게 거울을 믿고 내 겉모습을 송두리째 맡긴 채 거울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할
수 있겠는가.
여성들의 경우는 더 심하다. 화장품 종류도
다양해 입술에 바르는 립스틱, 얼굴을 부드럽게 하는 파운데이션, 눈썹을
그리는 아이라이너, 머리카락에 뿌리는 헤어스프레이 등 그 가짓수도 헤아릴 수 없고 품질도 옛날에 비해
훨씬 개선돼 있다.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은 남에게 추한 부분은 가리고 가능하면 아름답게 보이기 위함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요즘에는 남성들도 스킨 로션 등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 해있다.
화장품을 바를 때 거울을 볼 수 밖에 없는 것은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한 치의 의심도 없는 믿음 때문이다. 거울
속에 드러난 내 모습이 실제 내 모습을 정직하게 가르쳐 주기에 믿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이치는 성경도 똑같다. 거울이 우리의 겉모습을 들어내 보여준다면 성경은 내 속 상태를
소상하게, 그리고 어떤 모습인지를 가르쳐 준다. 우리 속
모습을 더하지도 않고 빼지도 아니한 말씀이 바로 전도서 5:17절에 있다. “일평생을 어두운 데서 먹으며 번뇌와 병과 분노가 저에게 있느니라”고 했다.
누구에게나 일평생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원수가 3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질병이고, 다른 하나는 가난이고, 그
마지막이 죽음이다. 이 3가지 원수 가운데 질병과 가난은
그래도 극복하면서 현재까지 살아가고 있다.
여기에는 풍족한 식생활 개선과 의학의 발달, 청결한 위생 시설 등이 큰 역할을 하면서 지금은 옛날보다 훨씬 더 건강하게 오래 살고 있다. 그런데도 성경은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다”고 했다(히브리서 9:27).
생자필사(生者必死)라는 말이 그래서 생겨났을 것이다. 전혀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곧 ‘죽음’이다. 따라서 우리는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에 대한 준비나 채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화살은 피할 수 있지만 죽음만은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우리에게 묻고 있는 질문이 40개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너는 원수의 손에서 벗어났는가’이다.(시편 107). 왜냐하면 죽음은 공리(公理)이기에 여기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 인간이다.
한국에서 많은 분들은 악귀 신과 잡신들을 쫓아내기 위해 한문으로 창호지에 쓴 부적을 ‘수호신’으로 여기고 호주머니에 넣고 다녔고, 요즘에도 그런 미신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무서운 적 앞에서 약하기가
그지 없는 것이 인간이어서 이를 피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따라 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이런 발버둥을 치더라도 ‘죽음’의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 밖에 없다는 것은 크리스천 모두에게 진리이다.
하나님은 나의 힘이요 방패(시편 28:7)라 했고 우리를 위해 한 성(城)까지도 준비해놓았다고 했다.(히브리서 11:16)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고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있다”고도 했다.(고린도후서 5:1) 또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고 했다.(시편 23:4).
이 같은 말씀들은 우리가 약할 그 때가 곧 강할 때(고린도후서 12:10) 임을 깨우쳐 주는 진리들이다. 의지할 곳 없는 나그네인 우리들에게 이런 말씀들이 큰 힘을 실어주길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