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만 걸려도 봉쇄하는 중국 vs 확진자 폭증해도 마스크 의무화 안하는 미국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세계 각국이 전염병 대응 역량을 평가받는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맨 처음 감염이 시작됐다 통제에 성공한 중국과 현재 가장 많은 확진자를 내고 있는 미국의 사례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중국은 지난 16일 신장자치구 우루무치에서 코로나19 확진자 1명과 무증상 감염자 3명이 발생하자 곧바로 350만명이 거주하는 도시 전역을 봉쇄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로나19 검사도 시작했다.
내부에서는 "확진자가 1명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봉쇄까지 할 필요 있나"라며 볼멘소리도 나왔지만 이후 3일 동안 우루무치에서 확진자가 30여명으로 불어나면서 당국의 강력한 대응 조치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초 베이징 농수산물 도매시장 신파디시장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도 초기에 시장 폐쇄는 물론, 시내 곳곳과 감염이 퍼진 지역까지 모두 사실상 봉쇄조치를 단행했다. 발병 닷새 만에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던 베이징은 최근 열흘이 넘도록 신규 확진자 '0'명을 기록 중이다.
감염 통제에 성공했다고 판단한 베이징 당국은 20일부터 코로나19 경계 수준을 2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일사불란한 방역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마스크 착용이 정쟁 도구화되고 있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마스크 의무화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놓고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와 민주당 소속 시장들이 소송전까지 불사하고 있다. 켐프 주지사가 민주당 소속 시장들의 마스크 의무화 추진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서다. 일일 확진자가 1만명씩 발생하는 플로리다주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관련해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과 론 드샌티스 주지사 간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다.미국에서 일일 확진자가 7만명이 넘게 발생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8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14만명을 돌파했다.
미국의 방역 실패가 오직 마스크 거부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개인의 자유를 그 무엇보다 우선시하고 강한 공권력을 견제하는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사회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전통이다. 특히 냉전을 거치고 구소련이 무너지면서 서구 사회의 자유주의 체제의 승리에 대한 확신은 더욱 굳어졌다.
그래서 서구에서는 같은 '자유주의 체제'로 인정하는 한국과 대만의 방역 정책을 성공적이라고 칭찬하지만 중국과 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의 방역은 전체주의적 감시체제가 우려된다며 이들에게서 배우는 것을 꺼린다.
물론 중국과 같은 무조건적인 봉쇄가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를 존중한다며 이미 효과가 검증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는 미국도 문제가 있다. 생명은 어느 가치보다 더욱 소중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체제를 가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