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무용가 엄주윤씨, 1만1,249피트 정상서 퍼포먼스
88 올릭픽
폐막식 의상으로 ‘노란 바다’공연
미국
내 최고봉 가운데 하나인 오리건주 마운트 후드 정상에서 ‘세월호’로
희생된 넋들을 위로하고 대한민국의 번영을 기원하는 한국 정통 춤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주인공은
지난해 7월 미국 본토 내 제2 고봉인 워싱턴주 마운트 레이니어에서
‘살풀이 춤’을 췄던 재미 한인 무용가 엄주윤(49)씨이다.
현재 긱하버에 살고 있는 엄씨는 지난 10일 오전 7시 소속 산악회인 시애틀의 청일 알파인클럽 회원들과 함께 마운트 후드 등정에 나섰다.
날씨가 좋아 눈이 녹아 내리면서 눈사태 위험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8,300피트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한 뒤 하룻밤을 지낸 이들은 다음날 오전 7시30분 등정을 재개해 11일 정오께1만1,249피트 정상 정복에 성공했다. 마운트
후드는 오리건주 최고봉이다.
수원대와 숙명여대 대학원에서 한국 무용을 전공한 엄씨는 정상을 정복한 뒤 곧바로 1988년 올림픽 폐막식 공연 때 입었던 파란색의 춤 의상으로 갈아입고 노란 천을 들고 한오백년과 아리랑을 국악버전으로
편곡한 곡을 틀어놓고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춤공연을 5분 동안 펼쳤다.
눈사태 위험으로 등정 인원이 적었지만 미국 산악인 10여명이 엄씨의
공연을 지켜보며 세월호의 희생자들의 명복을 함께 빌었다.
엄씨는 “한국 전통무용이 추구하는 정서인 ‘인간 내면 세계와 자연의 조화’라는 면에서 광대하고 아름다운 서북미
지역 산을 돌며 한국 전통 춤 퍼포먼스를 펼칠 계획이었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노란 바다’란 창작무를 펼치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특히 “세월호를 계기로 대한민국이 과거의
잘못을 모두 정비하고 새로운 도약을 하길 원하는 뜻을 담아 대학 재학 당시 참여했던 88올림픽 폐막식
때 입었으며 대한민국 바다 물결과 번창을 의미했던 파란 의상을 26년 만에 다시 꺼내 입었다”고 말했다.
엄씨는 지난해 7월 마운트 레이니어, 이번 마운트 후드에 이어 오는 25일에는 세인트 헬렌에서 부채춤을, 내년에는 미국 본토에서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의 마운트 휘트니(1만4,505피트)에서
한국 전통 무용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