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 환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공개했다.
연구진은 별다른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넘어갔던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환자들도 성인 환자들에 못지않은 바이러스 수치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인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및 매사추세츠 어린이 종합병원(MGHfC) 연구원들은 20일(현지시간) 지역사회 코로나19 전파에 소아·청소년 환자들이 높은 바이러스 수치를 나타내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결과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인 '소아과학(Journal of Pediatrics)' 학회지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0세에서 22세 사이의 영유아 및 젊은 층 19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소아·청소년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에 입원한 성인 환자들보다 바이러스 수치가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주요 저자중 한 명인 라엘 욘커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겸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낭포성섬유증센터장은 "병원에서 여러 가지 치료를 받는 중증 성인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의 바이러스 수치도 활동에 아무 문제가 없는 어린이 경증 환자들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주로 증상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선별해 검사했기 때문에 감염된 대다수의 환자들이 성인이라는 잘못된 결론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바이러스 수치가 높을수록 전염 위험이 더 크다. 그러나 어린 코로나19 환자들은 발열, 기침 등 전형적인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인플루엔자 및 감기 등의 아동기 질환과 겹치는 경우도 많아 구분이 쉽지 않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과 감기 증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어 초기 진단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또한 MGHfC에서 실시한 소아·청소년들의 코로나19 면봉을 이용한 비강(콧속) 및 인후(목구멍) 검사와 혈액검사를 분석한 결과 학교, 탁아소를 비롯해 교사 및 교직원들과 밀접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장소에 노출될수록 감염 비율이 높았다.
소아·청소년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면역이 없으며 바이러스에 노출과 증상의 발현 여부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기존에 소아·청소년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 수가 적어 감염 위험 또는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적다는 기존의 연구에 배치되는 결과다.
또한 연구진은 "소아·청소년들은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충분히 보호받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 또한 코로나19 확산의 잠재적인 확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학교에 등교하는 무증상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환자들이 성인만큼 심각하게 아플 가능성이 낮아도 여전히 다른 이들 또는 가정으로 감염을 옮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전염병으로 피해를 입은 특정 사회 계층에 속한 가정이나 고위험군인 고령자들이 있는 다세대 가족에겐 우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MGHfC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소아·청소년들의 51%는 저소득층인 반면 고소득 지역의 아이들은 감염률이 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학생들이 다시 학교에 성공적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체온 및 증상 모니터링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착용, 효과적인 손 씻기, 원격 및 대면학습을 적절히 조화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청소년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의 원천이 될 수 있으며 학교가 필요한 예방조치 없이 재개될 경우 전염병 유행에 더 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