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목사(루터교 은퇴/미주 크리스천문인협회원)
역경(逆境)과 고난(苦難)이 주는 교훈
세상을 살다 보면 예상치도 못했던 어려운 일들을 당할 때가 많다. 빈곤을 비롯해 질병의 문제, 사랑하는 가족과 사별해야만 하는 일들을 당연히 겪어야만 한다. 이
같은 아픔을 겪을 때마다 ‘왜 내가 이 고통을 당해야만 하는지’원망스러워진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욥’이란 사람은 ‘역경과 고난’의 상징적 인물이다. ‘욥’이란 ‘박해 받은 자’란 뜻인데 가식이 없고 경건한 신앙생활로 악에서 떠난 믿음과 행위가 똑같아 도덕적으로 순결하고
모범적인 사람을 말해준다(욥기 1:1). ‘욥’은 고난이 그의 죄값이 아님을 말해주기도 한다.
욥은 7남3녀를 두고 있었고 양이 7,000마리, 약대가 3,000마리, 소가 500 겨리, 암나귀 500마리에다 많은 종도 거느리고 있어 동방에서 제일 부자였을 뿐 아니라 당시 가장 존경 받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었다.
세상에는 지니고 있는 것은 많지만 인격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도 있고, 인격적으로
다 갖추고 있지만 가난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은데 욥은 양쪽 모두 부족한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신앙생활은
어려울 때는 신실하고 지속해 나가기가 쉽지만, 축복의 도가니 속에 빠져 있을 때는 어렵기 마련인데 욥은
풍부한 생활을 할수록 더욱 더 하나님을 경외했던 사람이었다. 그는 믿음을 중심으로 살았던 사람이 확실했다.
‘사랑을 입은 자녀같이 너희는 하나님을 본받는 자’(에베소서 5:1)가 바로 욥임에 틀림없었다. 이처럼 신실한 욥에게 하루 아침에
집이 무너져 사랑하는 10남매 아들과 딸을 모두 잃고, 수많은
소와 나귀와 양떼들이 모두 도둑을 맞았으며 종들은 살육을 당하는 역경이 찾아왔다.
여기에다 몸에 악창(惡瘡)이 생겨 기와 조각으로 긁어 온몸에서 피고름이 줄줄 흐르는 고통에다
100년을 함께 해로하자고 다짐했던 아내마저 저주와 독설을 퍼붓고 도망을 치는 고난을 겪게 된다.
평소에 그렇게도 다정다감했던 친구들은 병문안을 와서 위로해주는커녕 도리어 욥을 정죄하는 말로 괴롭힌다. 하지만 욥은 이 같은 고통 속에서도 자신이 당하는 고난이 바로 하나님이 자신을 연단시키기 위한 시련임을 믿고
끝까지 참고 인내하면서 이겨낸다.
‘내가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욥기 23:10)고 믿었던 것이다. 욥은 오늘의 아픔이 내일의 소망이 됨을, 아픔 뒤에는 축복이 반드시
따라옴을 믿고 있었다.
아내가 “그래도 자기의 순전을 굳게 지키느냐,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고 저주를 했을 때도 욥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 즉 재앙도 받지
아니하겠느뇨”라며 입술로 범죄하지 않았다.(욥기 2:10).
성경에는 신앙을 지키려다 사자 굴에 던져졌지만, 하나님의 능력으로 머리카락 하나 상하지 않고
살아나온 다니엘의 이야기가 있다. 또한 사도 바울은 복음을 증거하다가 옥에 갇혀 수 없이 매를 맞고
여러 차례 죽을 뻔했고, 심지어 루스드라에서 유대인들에게 돌로 맞아 죽은 줄로 알고 성 밖에 내다 버려진
일까지 있었다(사도행전 14:19).
그런데도 바울은 “고난을 겪는 것이 내게 유익이라”고 했다.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룬다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울은 고난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기뻐해야 할 것이라
했다(로마서 5:3~4).
2017년 어떤 역경과 고난이 닫쳐올지 모르지만 땅 속에 심어진 정유년 새해의 꽃씨에 열심히 물과 거름을
주며 가꾸어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이 피어나게 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