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 운송 시대 성큼
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15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호 발사에 성공했다. 민간기업이 개발을 주도한 우주선 운용 1호기가 됐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27분(한국시간 16일 오전 9시27분) 미 남부 플로리다주에 있는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대형 로켓 팰컨 9호를 쏘아올렸다.
탑승자는 마이클 홉킨스와 빅터 글로버, 섀넌 워커 등 미국인 3명과 노구치 소이치 일본인 1명이다. 이들은 16일 밤 11시(한국시간 17일 오후 1시)쯤 정박해 이미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체류 중인 러시아인 2명과 미국인 1명과 함께 6개월간 머물 예정이다. 이로써 스페이스X는 우주인을 ISS로 보내는 나사 공식 임무를 수행한 첫 민간업체가 됐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트위터에 '이번 발사는 과학의 힘과 우리의 혁신과 독창성, 결단력을 발휘해 성취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검증"이라며 나사와 스페이스X에 축하글을 남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부인 캐런과 함께 발사장에 직접 참석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미국에서 인간 우주탐사의 새 시대가 열렸다"고 높이 평가했다.
크루 드래건호를 제조한 스페이스X는 미 전기차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했다. 지난 5월 2명을 태우고 우주선 시험비행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 발사부터 정식 운용 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주선 개발·운용 주체를 나사로부터 기업으로 옮겨 비용 삭감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유인 우주 개발의 시대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미국이 다시 한 번 자체 힘으로 ISS로 여행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두 차례 사고로 운용비가 불어난 우주선을 2011년 7월 퇴출시킨 뒤 지난 10년간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 우주비행사 수송을 위탁해 왔다. 러시아의 독점 시장이 되면서 수송 비용은 1인당 약 8500만달러(약 942억원) 로, 최근 10년 사이에 3배 넘게 뛰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