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일제히 국내 코로나 확산 상황 상세 보도
WSJ "교인 명단 부정확, 정부 노력 헛수고 우려"
한때 '방역 모범국'이던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일주일째 세 자릿수를 기록하자 외신들도 집중 보도하고 있다.
한국 내 일일 확진자는 14일부터 20일까지 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288명 등을 기록하며 누적 1576명에 달했고 매일 평균 225.1명 나왔다.
특히 전광훈 목사가 담임 목사로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발 집단감염이 N차 감염을 통해 전국으로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교회 신도들과 그들의 접촉자 사이의 감염은 전 목사를 포함해 676명으로 급증했다"며 "그 발병으로 인해 한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일주일째 세 자릿수를 기록했고, 이는 한국이 대부분의 국가들보다 더 빨리 감염을 억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깨뜨렸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증가하는 확진자와 교회와의 연결고리는 한국 당국자들 사이에서 수개월간 코로나바이러스 재확산을 경계하며 성공적인 방역을 해왔던 일을 헛수고로 되돌릴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은 첨단 추적 시스템 등으로 국제적 찬사를 받아왔다"면서도 "최근 한국의 상황은 효율적 코로나19 대응 시스템을 갖춘 나라에서도 재확산 위험이 계속해서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교회가 제공한 교인 명단이 정확하지 않아 한국 보건당국이 교인들을 추적하기 어려워한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NYT는 교회 관계자들이 심지어 보건 당국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극렬 비판자들을 격리하기 위해 바이러스 검사 결과를 조작하는 것으로 의심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에서는 전 목사의 구속을 촉구하는 청와대 온라인 청원에 20만명이 넘게 서명하는 등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분노가 상당하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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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회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
외신들은 또 이번 한국의 재확산을 지난 2월 신천지교회발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비교하기도 했다. 신천지교회가 비밀리에 모임을 갖는 것과 반대로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은 다수가 서울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NYT는 "교인들의 깊은 반정부 정서가 보건당국의 방역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건당국은 사랑제일교회발 감염이 신천지 사태보다 더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확진자들이 대규모 집회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와 접촉했기 때문에 전파 경로가 더 복잡하다는 이유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수도권 지역으로 확대하면서 특히 교회와 관련해서는 현장 예배를 중단하고 비대면 예배만을 허용하도록 했다. 성가대 연습이나 성경 공부 등 소모임 활동은 금지된다.
이에 따라 여의도순복음교회, 온누리교회, 소망교회, 영락교회 등 서울 대형 교회들은 온라인 예배 전환을 예고했다.
앞서 지난 1일 수원지방법원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특경법 위반(횡령),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